여행 旅行 190

유럽배낭여행 [프라하]

2004.10.18. 月 "밥 먹어~~ 3층 밥 먹어~~" 아저씨의 독특한 소프라노톤의 고함소리에 부시시 잠을 깼다. 목소리 참 특이하시네..... 원래 계획은 오늘 오후에 빈으로 바로 넘어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아저씨의 말씀을 듣고... 또 어제 프라하 시내를 한 바퀴 돌아보고 나니까 생각이 바뀌었다. 하루만 머물다 가기는 너무나 아쉬운 것 같아서 내일까지 하루 더 연장.... 내 옆 침대를 쓰는 분이랑 아래층 어떤 여자분은 지금 일주일째 프라하에서만 머물고 있다고 한다. 너무 좋아서 다른데로 가기가 싫다나.... 뭐 하룻동안 지내보니까 프라하도 상당히 매력적인 도시다. 유럽 사람들은 파리보다도 프라하를 '유럽의 진주'라면서 더 극찬한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다. 그저 프라하 성의 야경과..

유럽배낭여행 [뮌헨 - 프라하]

2004.10.17. 日 "passport, please~" 새벽 3시.... 쿠셋 문을 열고 독일 국경경찰들이 여권검사를 하는데 뭐 특별히 다른 검사같은건 하지 않는다. 잠결에 부시시 일어나 여권을 보여주고는 다시 베개에 머리를 붙였다. ..... 커튼을 살짝 젖혀보니 열차는 깜깜한 어둠속을 여전히 달리고 있다. '체코라...프라하....' ...... .... 프라하의 아침 달리는 열차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기분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흔들거리는 침대에 잤어도 기분은 너무 상쾌하다. '이대로 계속 달려갔으면....' 차창밖으로 아침 안개가 옅게 깔린 체코의 풍경이 들어온다. 열어젖힌 창문으로 불어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때리며 잠을 깨운다. "후아아암~~" ... .. 흘라브니 나드라지......

유럽배낭여행 [뮌헨 - 프라하]

2004.10.16. 土 어제 새벽에는 캐나다 친구가 삐걱삐걱 침대소리를 내더니만 오늘 새벽에는 말 많던 그 중국 아저씨가 새벽 내도록 삐걱거리는 통에 자다가 몇 번을 깼는지 모른다. '짜증나게 왜 하필 내 침대 위냐고.....' 밤새 어디서 놀다왔는지 '아저씨 무리들'은 새벽 3시가 넘어서야 들어와서는 다들 아직 술이 덜 깼는지 비몽사몽 뻗어있다. 음....아무튼 뮌헨에서의 마지막 날이자 독일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이제 내일이면 프라하.....어느덧 여행도 중반기에 다다랐다. '에라~체크아웃하기 전에 샤워나 오래 해서 본전이나 뽑아야지....ㅎㅎ' 유스에 배낭을 맞겨두고 역에서 간단히 아침을 해결했다. 빵 하나에 소시지 하나....간단해서 그런지 독일 사람들이 꽤 많이 사 먹는다. 소시지가 좀 짭짤해도..

유럽배낭여행 [뮌헨 - 퓌센 - 뮌헨]

2004.10.15. 金 아침 8시.... 캐나다 친구가 위층에서 뒤척이는 바람에 새벽에 몇 번 깨기는 했지만 역시 유스 침대가 아늑하고 뽀송뽀송하니 잠이 잘 오는 것 같다. 위층 사람이 뒤척이면 침대가 삐거덕 거린다는 점만 빼면 말이다. 침대가 좀 헐거운가보다..... .... 퓌센 행 RE 8시 51분 열차는 퓌센까지 바로 직행하지만 뭐 그리 급한 것도 아니고해서 역에서 'wrust 바게뜨'....일명 '소시지 바게뜨'로 아침을 때웠다. 퓌센까지는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열차가 있으니까 다음 열차 타고 가면 되겠다.. 유스에서 물병을 안 가져와서 또 한 병 샀다. 이거 유럽에서는 물 챙기는 것도 일이다. 유스에서는 어디 물 받아올 때도 없고.... 유럽 수돗물은 식수로 마셔도 된다지만 영 찝찝해서 도..

유럽배낭여행 [뮌헨]

2004.10.14. 木 Musa영감님과 작별.. 아침 9시.... 간밤에 방이 조금 싸늘했지만 그럭저럭 잘 잤다. 평생 이불 생활을 해 온 나에게 침대 메트리스 안은 좀 싸늘한 느낌이 없지 않지만 침대 속은 희한하게도 춥지도 않고 그렇다고 따뜻하지도 않은 묘한 온도다. 영감님은 아침부터 빵사러 가셨나보다. '음....이거 유스로 간다고 어떻게 말을 꺼낸다....화내시지 않을까?' ..... 아침은 빵이랑...버터...쥬스.....홍차... 홍차를 홀짝홀짝 마시다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기....시내 쪽 유스로 방을 옮겼으면 하는데요..." "아니...왜?...여기 있으면 내가 이것저것 설명도 해 줄 수 있는데..." "음....친절하게 대접해 주신건 감사한데요....좀 더 사람이 많은....유스..

유럽배낭여행 [하이델베르크 - 슈투트가르트 - 뮌헨]

2004.10.13. 水 아침 두 배로 먹기 아무래도 난 유스가 체질적으로 잘 맞는가 보다. 난간도 거의 없는 2층 침대에서 편하게 너무 잘 잤다. 한 번도 안 깨고 누가 업어가도 모를만큼 편안하게 잔 것 같다. ...... 여행 와서 거의 3일에 한 번 꼴로 자다가 꼭 한 번씩 잠을 깨게 된다... 이상하게도 새벽 4시쯤 되면 눈이 저절로 한 번 떠진다. 왠만해선 새벽잠을 설치는 편이 아닌데...... 아무래도 머나먼 이국땅에서 잠을 자려니 무의식적으로 예민해지긴 한 모양이다. 그래도 파리를 떠나면서 컨디션이 좀 쳐졌었는데 이제는 몸이 한결 가뿐해졌다. 부시시 일어나서는 파란 잔디구장이 바라다 보이는 커다란 창문을 활짝 열어 젖혔다. 창문으로 확 밀려오는 차가운 아침 공기가 더 없이 상쾌하다. 배낭여행..

유럽배낭여행 [브뤼셀 - 프랑크푸르트 - 하이델베르크]

2004.10.12. 火 Breakfast '헉...8시 40분...!' 잠자리가 너무 편안해서 늦잠을 자 버렸다. 어제 프런트에서 아침은 딱 9시까지만 준다고 했는데..... 허둥지둥 고양이 세수를 하고 1층 식당으로 뛰어내려갔다. 아직 식당에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식판을 뽑아들고 뭐가 있는지 스윽 훑어보니... 둥그런 빵, 두꺼운 통밀 식빵, 버터, 치즈, 잼, 우유, 커피, 홍차, 쥬스, 시리얼, 햄 등이 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유스식 아침식단인가보다. 맛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일단 둥그런 빵 하나랑 식빵 하나랑 딸기잼, 버터....시리얼에 홍차 한잔을 담아갔다. 마침 어제 안면을 튼 한국분들도 식사 중이길래 같이 합석...... 음....유스에서 처음 먹는 아침이라 그런지 몰라도 빵이랑 시리..

유럽배낭여행 [파리 - 브뤼셀 - 브뤼헤 - 브뤼셀]

2004.10.11. 月 'THALYS' Paris Nord -> Bruxelles-Midi 구간 9시 55분이랑 10시 25분에 차편이 있다. 그 다음 차편은 11시 55분.....아무래도 10시 25분걸 타야겠다. 애초부터 ATM에서 현금카드로 유로를 직접 뽑아 쓸 생각으로 한국에서 200유로 밖에 환전을 안 해왔었기 때문에 이제 수중에 유로가 거의 바닥이 났다. 유로 지폐는 크기가 작아서 200유로라 해 봤자 우리나라 돈 뭉치보다 훨씬 작고 가볍다. 잃어 버릴 까봐 200유로밖에 안 가져왔는데, 조금 더 가져올걸 그랬나보다. 나름대로 서둘러 움직였는데도 벌써 9시 20분이다... 은행 ATM에서 100유로를 인출해 지갑을 채우고 편의점에서 목도리 하나를 샀다. 가져온 옷 만으로는 아침 저녁으로 불어..

유럽배낭여행 [파리]

2004.10.10. 日 파리를 온전하게 느껴볼 날도 이제 오늘로서 마지막이다. 내일 아침에는 곧장 벨기에로 넘어가야한다. 여행 10일째.... 몸도 무겁고 마음도 가라앉아있다. 어제부터 날씨도 안 좋고, 왠지 기분도 축 쳐져서 10시가 다 되도록 침대에 뒹굴거리고 있다. '훔....뭘 하나....' 프랑스 마지막 하루 계획은 솔직히 '로댕 미술관' 하나 밖에 생각해 둔게 없다. 베르사이유를 갈까 생각했었는데 같은 방을 쓰는 사람들 말에 따르면, 베르사이유는 돈만 많이 들고 화려한 궁전 같은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가도 별 재미도 없단다. ......내 스타일하고도 많이 안 맞을 것 같다. 그래도 파리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인데.....교외로 나가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그냥 조용히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

유럽배낭여행 [파리]

2004.10. 9. 土 어째 날씨가 수상하다. 새벽에 비가 왔었는지 거리가 온통 젖어있다. 아무래도 우산을 챙겨야 할 것 같은데..... 일단 그냥 가자. Le Louvre 아침 먹고 곧장 왔는데도 사람들이 꽤 많다. 왠 사람들이 이리 많은지.....다들 어디서 왔을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에 와서 돈을 쓰고 가니, 프랑스 사람들은 '문화가 곧 돈이요, 그 돈이 다시 문화를 만드는' 탁월한 순환고리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거야 말로 끊임없이 쏟아지는 돈다발이고, 굴뚝 없어도 잘 돌아가는 공장이 아닌가? 참.....부럽다. 프랑스에 8.50유로의 관광수입을 더 보태주고 '드농'관으로 들어간다. 오늘도 내 두 다리가 꽤나 고생할 듯하다. '드농', '리셜리에', '슐리' 이렇게 세 구획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