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0.12. 火
Breakfast
'헉...8시 40분...!'
잠자리가 너무 편안해서 늦잠을 자 버렸다.
어제 프런트에서 아침은 딱 9시까지만 준다고 했는데.....
허둥지둥 고양이 세수를 하고 1층 식당으로 뛰어내려갔다.
아직 식당에는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다.
식판을 뽑아들고 뭐가 있는지 스윽 훑어보니...
둥그런 빵, 두꺼운 통밀 식빵, 버터, 치즈, 잼, 우유, 커피, 홍차, 쥬스, 시리얼, 햄 등이 있다.
이게 말로만 듣던 유스식 아침식단인가보다.
맛이 있을진 모르겠지만 일단 둥그런 빵 하나랑 식빵 하나랑 딸기잼, 버터....시리얼에 홍차 한잔을 담아갔다.
마침 어제 안면을 튼 한국분들도 식사 중이길래 같이 합석......
음....유스에서 처음 먹는 아침이라 그런지 몰라도 빵이랑 시리얼만 먹는데도 꽤 맛있다.
유스에서 주는 빵은 진짜 못먹겠더라고 불평하던 사람을 여럿 봤는데....
내 앞에 앉아 있는 한국분들도 한달동안 여행중인데 이제는 빵만봐도 신물이 난단다.
'빵에다가 버터랑 딸기잼 발라 먹으니까 꽤 맛있는데.....나도 나중에 저렇게 되려나....'
빵에다가 버터만 발라보기도 하고 딸기잼만 발라보기도 하고 초콜렛도 발라보고...
이것저것 여러가지를 조합해서 발라 먹어봤는데 '버터와 딸기잼 조합'이 맛이 제일 좋은 것 같다.
....................
사람들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옆에 앉아서 우리를 힐끔힐끔 쳐다보던 한 외국 아가씨가 말을걸어온다.
"Are you....Korean?"
"오옷....예, 한국사람이에요...어떻게 아셨어요?"
외국인이 '당신 한국사람이에요?'하고 물어보기는 처음인 것 같다.
대부분 유럽인들은 동양사람을 만나면 '중국인?', '일본인?' 이렇게 물어보는데 이 아가씨 참 용하다.
알고보니 이 아가씨 바르셀로나에서 왔는데 태권도를 배우고 있단다.
그래서 아까 우리가 서로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는걸 듣고 우리가 한국사람이라는걸 알았다네.....
태권도가 정말 이렇게 많이 퍼져있을 줄이야....아무튼 외국인이 이렇게 우리를 알아봐 주니까 기분이 썩 좋다.
스페인 태권도 아가씨도 자리를 뜨고 시리얼에 우유까지 한 잔 했는데도 좀 허전해서 더 갖다 먹으려고 갔더니
9시 넘었다고 빵이랑 시리얼을 담아놓은 접시랑 쥬스까지 싹 치워버렸다.
'쩝....좀 많이 퍼올 걸 그랬나....'
12시 16분 프랑크푸르트행 ICE
유스에서 나와 미디역까지 천천히 온다고 왔는데도 12시가 되려면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다.
IC나 EC같은 걸 타고 갈까 생각도 해봤는데 이왕이면 ICE도 한 번 타볼겸 12시 넘어서 출발할 예정이다.
어차피 오늘은 하이델베르크까지 가는데 목적이 있으니까 열차안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낼 것 같다.
....
여행 계획을 짜면서 가장 고민했던 나라가 바로 독일이었다.
유럽의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 관심사가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루트가 다양하게 나올 수 있어서 오히려 루트 짜기가 참 애매했다.
베를린을 거치자니 네덜란드까지 가야 할 것 같고 그러자니 날짜가 늘어나고... 빼자니 또 아쉽고..
베를린, 하이델베르크, 뉘른베르크, 튀빙엔, 드레스덴 등등 몇몇 도시들을 놓고 한참이나 저울질하다가
결국 독일 중북부 지방은 모두 포기하고 이렇게 하이델베르크로 바로 내려가는 중이다.
나름대로 독일 중북부는 장기적인 계획을 위해 남겨뒀다고나 할까...
대합실에 죽치고 앉아 있으면서 수첩에 아무거나 끄적이기도 하고 책도 몇자 보다보니 시간이 제법 흘렀다.
열차타기 전에 뭐 간단한거라도 먹고 타야겠는데...
Pita....가운데가 빈 동그란 밀가루빵을 데운 후 그 안에 썬 양고기를 가득 담아 소스랑 야채를 얹어 먹는다.
이슬람이나 터키 음식 같다.
이것도 아주 맛있다. 양도 꽤 많아서 배도 부르고...
깔끔한 현대식 미디역사....
플랫폼이 한산하다.
드디어 ICE 탑승...
TGV와 함께 우리나라 초고속열차 후보로 거론됐던 ICE는 다른 고속열차와 달리
예약비를 받지 않기 때문에 유럽에서도 아주 인기가 좋다고 한다.
독일 기술력의 결정체라고나 할까....
ICE내부는 TGV보다 더 세련되고 깔끔한 모습을하고 있다.
덩치가 큰 게르만 민족의 열차라 그런지 모든게 크고 널찍널찍해서 아주 편안하다.
주중에 출발하는 낮기차라 객실이 한산하다.
브뤼셀 시가지를 빠져나온 ICE는 독일로 달려간다.
푸르른 들판을 한참 달려 2시 10분....
또 잠깐 졸았다.
승차감도 좋고 철도 이음새가 없어 열차가 말그대로 스르르 달려가는터에 깜빡 졸아 버렸다.
좌석이 너무 편하다.....흐흐
......
한참 가다가 왠 아저씨가 새로 들어와 앉았는데 몸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앞 좌석에 앉았는데 몸을 움직일 때마다 암내가 코를 찌른다.
'크......잠깐 바람이나 쐬고와야겠다.....'
.....
나무가 많아지고 지대가 높아지더니 Aachen Hbf.
여기서부터 이제 독일이다.
짙푸른 나무들 사이로 지붕이 없는 상자같은 특이한 집들이 눈에 들어온다.
하나같이 똑같이 생긴 모양이 독일만의 특이한 주택양식인가 보다.
독일은 숲이 아주 짙다.
쾰른
2시 45분 열차는 쾰른을 지난다. 유명한 '쾰른 성당'이 있는 곳이다.
잠깐 내려서 성당이라도 보고 갈까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그냥 스치는 모습만 보고 만족하기로 했다.
여기서 내렸다가면 열차시간 맞추기가 여간 까다롭지가 않아서 말이다.
쾰른 성당은 쾰른 역 바로 옆에 붙어 있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어
열차가 역을 빠져나가는 동안 뚫어지게 창밖을 주시했다.
잠시 뒤에 정말 거대한 성당이 눈 앞으로 지나간다.
고딕양식을 대표하는 최고의 건축물답게 하늘을 찌를 듯한 첨탑이 위압적이다.
혹자는 쾰른 성당을 '괴물'로 표현하기도 하던데.....참 어마어마하다.
아쉬움에 사진이나 한 컷....
쾰른 시내를 흐르는 강....
무슨 강인지는 모르겠지만 꽤 크고 파랗다.
하늘도 맑아 눈 안에 파란색이 가득하다....그러고 보니 오늘도 하늘이 아주 파란게 이쁘다.
열차가 다리 위에 잠시 멈춰선 사이 지나가던 이쁜 독일 아가씨도 한 컷.....
쾰른을 벗어난 열차는 무섭게 달리기 시작했다.
전광판에 나타난 속력은 219km/h.
이거 완전히 비행기네....날개만 달면 날아가겠다.
......
프랑크푸르트
한국인이 많이 산다는 거대도시 프랑크푸르트....역이 아주 크다.
한눈에 봐도 무척 큰 대도시다.
브뤼셀에서 미리 뽑아온 타임테이블이랑 플랫폼에 있는 타임테이블을 번갈아보며 열차를 확인했다.
마침 바로 옆 플랫폼인데 한 20분만 더 기다리면 된다.
플랫폼 벤치에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기지개를 켰다.
공기가 시원한게 참 상쾌하다...
역시나 국경을 넘으니 이것저것 바뀐게 많다.
독일로 넘어오니까 일단 온통 독일어 투성이라 낯설기는 한데
프랑스나 벨기에보다 영어 안내문도 많고 꼬박꼬박 영어로 안내방송까지 나와서 그렇게 불편하진 않다.
아무래도 전후 미국의 영향 아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또....사람들 생김새도 많이 달라졌는데...
아저씨들은 정말 덩치가 좋고 여자들 키도 파리 아가씨들 보다 평균적으로 한 뼘은 더 큰 것 같다.
대부분 금발인데다가 이목구비가 참 명확하니 시원시원하게 생겼다.
한가지 또 특이한점은 유색인종의 비율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거다.
런던, 파리, 브뤼셀에만 해도 흑인과 동양인을 심심찮게 마주칠 수 있는데 여긴 온통 백인들밖에 없다.
히틀러가 부르짖던 게르만 우월주의가 아직도 만연한건 아닐테지만
아직까지 다른 인종에 대한 배타적 느낌의 그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비약일까....?
하긴 이제 막 독일로 들어와 이런저런 결론을 짓기는 너무 이른감이 있는 것 같다.
좀더 다니면서 살펴봐야지....
DB로고가 새겨진 독일 열차는 빨간게 아주 튼튼하고 야무지게 생겼다.
모두 전동으로 움직이는지 디젤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로 위로 고압선도 몇 가닥 보인다.
4시 19분 하이델베르크행 IC....
이건 왠일인지 사람들이 한 가득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무궁화호 정도 되는듯 한데 이것도 시설은 꽤나 좋다.
독일제라 그런가....
사람이 많아서 눈에 보이는 좌석에 넙죽 앉긴 앉았는데 알고보니 여긴 흡연석이다.
옆에 아주머니가 담배를 꺼내 태연히 라이터를 켜자 곧 여기저기서 뽀얀 담배 연기가 피어 오른다.
유럽열차에 흡연, 비흡연 객실이 따로 구분되어 있다는걸 듣긴 들었는데 이거 여간 낯선게 아니다.
한때 아무대서나 담배를 뻑뻑 피우던 우리나라도 지금 온통 금연인데.....
흡연자의 흡연권도 보장하는 유럽 사람들의 너그러운 처사인가?......썩 좋아보이진 않는데....
담배연기로 너구리 굴같이 뿌연 객실에 더 이상 앉아 있을 수 없어
잠시 맑은 공기를 마시러 출입문쪽으로 나갔다.
크....문에 기대서 객실 안을 들여다보니 정말 연기가 자욱하다.
곧 도착할테니까 그냥 여기 서 있다가 내려야겠다.
..
하이델베르크
담배연기 가득한 IC에서 내려 드디어 하이델베르크에 발을 디뎠다.
아직 해가 반 뼘 정도 서쪽 산 위에 걸쳐져있다.
신시가지라 그런지 고성이 남아있는 소도시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넓은 대로에는 차들과 트램이 총총 지나다니고 유난히 학생들이 많이 보인다.
찌릉찌릉 벨을 울리며 레일을 따라 드르릉 움직이는 트램이 참 멋있다.
하이델베르크 유스까지는 역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꽤 들어가야한다.
그런데 버스표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대뜸 버스에 올라타 지폐 한 장을 내미니까
기사 아저씨가 독일어로 막 뭐라뭐라 그러더니 엄지손가락을 뒤로 가리키며 그냥 타란다.
'Next~ next~'를 외치는걸 보니 다음에 내라는 소린지, 내릴 때 내라는 소린지....
아무튼 모르겠다. 일단 타고 봐야지뭐.....
버스가 달리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살며시 보니까
그냥 막 올라타는 사람도 있고, 기사 아저씨한테 돈내고 거스름돈 받아서 타는 사람도 있다.
내릴 때 돈 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유럽서 무임승차했다가 검표원한테 걸리면 벌금이 어마어마한데......이거 영 조마조마해서야.
근데 저 아저씨 왜 내 돈은 안 받은거야?....
버스는 시가지를 조금 벗어나 학교를 가로지르더니 유스 앞에 다다랐다.
여기는 표 검사도 안 하나보다.....아무튼 엉겁결에 무임승차를 해버렸다.
Jugendeherberge Heidelberg
원래 유스 호스텔이 처음 생긴 곳이 바로 이곳 독일이기 때문에 독일의 유스는 시설 좋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독일이나 오스트리아같이 독일어권에서는 민박대신 유스 숙박을 권유하는 사람이 참 많은 편인데
Jugendeherberge Heidelberg 여기도 꽤나 유명한 유스로 규모가 거의 우리나라의 무슨 콘도 시설만하다.
무슨 고등학교서 단체로 머물고 있는지 애들이 참 많다.
프런트에 한 네댓 명 정도 체크인을 하고 있어 체크인하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같다.
이것저것 필요한 사항을 기입하고 객실 카드랑 침대, 베개 시트를 가지고 3층으로 올라갔다.
불 꺼진 긴 복도 양 옆으로 방이며 회의실이 쭉 붙어있다.
안에서 보니까 방이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많은 것 같다.
긴 복도를 따라 한참 걸어가 방문 앞에 섰다.
그런데....
이런..........문이 안 열린다......
........아니 어떻게 여는지 모르겠다.
카드 긁는 곳도 없고 카드 넣을 구멍도 없다.
'엇....뭐냐이거....'
카드 넣는 곳이 없는걸 보니 어디 살짝 갖다 대면 열릴 것 같은데
이리저리 카드를 대었다 뗐다 해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
이렇게 당황스러울수가...
............
한참을 문앞에서 낑낑거리는데 마침 저기서 아가씨 두 명이 걸어온다.
"저기...좀 도와주시겠어요...?"
내가 카드를 들이밀자 이 아가씨들 내가 왜 이러는지 금새 알아차리고 씨익 웃는다.
"아~ 문을 못 열겠어요? 하하 우리도 그 카드 때문에 고생좀 했죠..."
그런데.....
내 카드를 받아든 아가씨도 연신 문 앞에서 낑낑거린다.
"어...이상하다....이렇게 갖다 대면 여기 불이 들어오는데..."
그 아가씨가 카드를 들고 머뭇거리자 옆에 있던 다른 아가씨가 카드를 살핀다.
"아...이거 깨졌네요....밑에 가서 다른 걸로 바꿔달라 그러세요...."
그러더니 자기들 객실문을 열면서 어떻게 여는지 시범을 보여준다.
'오호....카드가 깨진거였어?'
다시 프런트로 내려가 카드를 바꾸고 방문여는 교육까지 받았다.
따로 모형을 만들어 놓은게 있어서 그걸 한 번 열어 보란다.
'음음....이런거였군....에헤헤....'
따로 모형까지 만들어 놓은걸 보면 나같이 당황하는 사람이 종종 있나보다.
뭐 나도 카드만 안 깨졌으면 벌써 열고 들어갔지.....쳇
그러나....
카드를 바꿔들고와서 다시 방문앞에 섰는데 이놈의 방문이 꿈적도 하지 않는다.
카드를 갖다 대자 녹색불이 반짝하고 들어오긴 들어오는데
손잡이를 이리저리 돌려도 당최 열리지가 않는다.
'으으.....뭐 이래......'
왼쪽으로도 돌려보고...오른쪽으로도 돌려보고...밀어도보고...당겨도보고 했지만 묵묵부답이다.
슬슬 오기가 받쳐 오를 때쯤....지나가던 한 청년이 구원의 손길을 보내왔다.
"이걸 이렇게 갖다 대고 한 바퀴 돌려 그대로 쭉 미세요...."
'딸깍~'
어머나....뭐야....이 친구는 쉽게 연다.
멋적게 웃으며 '땡큐~'하고 인사를 하긴 했는데 이거 영 체면이 말이 아니다.
완전 미개인이 된 듯한 기분이다.
고것참....별것도 아닌게 사람 당황하게 만드네...
아무튼 어렵사리 들어간 방은 4인실인데도 허전하다 싶을 정도로 널찍하다.
테이블도 있고, 샤워실, 화장실도 따로 분리되어 있다.
브뤼셀 유스보다 조금 비싸긴 한데 그래도 시설은 더 나은 것 같다.
일단 간단하게 짐을 풀고 저녁 먹으러 식당으로 내려갔다.
문고리 붙잡고 너무 힘을 뺐더니 배가 고프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다.
여기는 7시 넘으면 식사시간이 끝나 버린단다.
아까 프런트에 체크인 할 때만 해도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새 다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너무 하네....'
할 수 없이 다시 옷을 껴입고 프런트에서 받은 약도를 들고 슈퍼마켓까지 터벅터벅 걸어갔다.
시 외곽이라 그런지 유스 주변은 별다른 건물도 없이 유난히도 텅 비어있다.
유스 바로 뒤로는 체육공원이라 잔디구장만 몇 개 있고 길 건너 앞쪽으로는 죄다 공터 뿐이다.
저 멀리 아파트 단지까지 가야하는데....
해는 져서 어둑어둑하고 바람은 차고....
한참만에 도착한 슈퍼마켓은 문이 굳게 닫혀있고....
다시 반대편으로 빵집을 찾아 한참 내려갔지만 도저히 어디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으....젠장...춥고...배고프고.....'
이럴 줄 알았으면 시내에서 저녁은 먹고 들어올걸 그랬나보다.
아무튼 유럽사람들 해만 지면 다들 집에 콕 들어 앉아서 뭐하는지 모르겠다.
하늘은 이제 완전히 깜깜해져 노란 가로등만 반짝거린다...
투덜거리며 유스로 돌아와 1층에 있는 자판기에서 초코바랑 코코아 한 잔을 뽑아 먹었는데,
.......간에 기별도 안 간다.
여기는 왜 그 흔한 24시간 편의점 같은 것도 없냐고....
결국 비틀비틀 방으로 돌아와 세면대에 뜨거운 물을 받아 놓고 거기다 일회용 밥을 데워서는
집에서 가져온 비상용 고추장으로 늦은 저녁을 해결했다.
'흑....맛있어....하나 더 얻어가지고 올걸.....'
그래도 여전히 허전한 배는 탄산이 가득한 물로 채우고
아쉬운 마음은 뜨거운 물 펑펑 쏟아내면서 샤워로 채웠다.
샤워 해서라도 본전은 뽑아야지....
일단 오늘은 이동도 많이 했으니 일찍 자야겠다.
내일 아침에 두고보자고.....오늘 저녁분까지 포함해서 두 배로 먹어줄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