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읽은 얘기/전시 공연 경기 23

일리야 밀스타인 Ilya Milstein: 기억의 캐비닛 Memory Cabinet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일리야 밀스타인 Ilya Milstein'은 1990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나, 호주 멜버른에서 자랐다. 원래는 멜버른 대학교에서 순수예술을 전공했지만 일러스트레이터로 전향해 현재 미국 뉴욕 브루클린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독학으로 경력을 쌓고 유명해진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전시회 영상 속 작가가 직접 언급한 바에 따르면 어릴 때 취미로 그리던 방식이 몸에 습관처럼 베어 자기만의 화풍이 되었다고 한다. 그의 작품이 보여주는 굉장한 디테일과 화면 가득한 맥시멀리즘, 화사한 색감은 르네상스-네덜란드의 세밀화, 프랑코-벨기에 만화, 일본 목판화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얘기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와의 협업 comm..

다시 보다: 한국근현대미술전

다시 보다 : 한국근현대미술전장르전시/행사기간2023.04.06(목)~2023.06.18(일)장소서울 송파구 방이동, 소마미술관'장욱진'과 '이중섭'의 그림은 언제 봐도 좋다.단순하면서도 개구진 표현이 계속 보아도 질리지 않고 정이 간다. 북한과 소련에서 활동한 '변월룡' 작가의 그림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 보게 되었는데사회주의 리얼리즘이라고 표현하는 그의 그림들은 확연히 진중한 분위기 때문인지 특히나 인상적이다. 작가들의 개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명작들과우리나라 격동의 근현대를 살아온 작가들의 굴곡진 인생 이야기 하나하나가 흥미로운 전시였다.

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합스부르크 왕가'는 원래는 미약한 작은 가문이었으나 13세기 신성로마제국 황제를 배출한 이후 20세기 초반까지 신성로마제국과 오스트리아 영토를 다스렸다. 카를 5세 때는 오스트리아, 독일, 이탈리아 북부를 아우르는 신성로마제국과시칠리아 왕국, 나폴리 왕국, 스페인 지역과 라틴 아메리카 식민지 지역을 통치하면서'태양이 지지 않는 나라, el imperio donde nunca se pone el sol'라 불렸다. 카를 5세 이후 스페인과 그 식민 지역은 아들 펠리페 2세에게 주어졌고,신성로마제국과 오스트리아, 헝가리 지역은 동생 페르디난드 1세에 넘어가 합스부르크 왕가는 둘로 나눠지게 되었다. 이후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는 신성로마제국 내외의 연합국가 시대와 오스트리아 제국 시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외규장각 의궤, 그 고귀함의 의미 - 국립중앙박물관

1.정조 때 궐내 '규장각'에 더해 강화도 행궁에 '외규장각'을 설치해 왕실의 문서와 도서를 보관하였다.'병인양요'때 프랑스군이 그 '외규장각'에서 수탈해간 '의궤'가 국내로 돌아온지 벌써 10년이 넘었다.의궤 반환 당시에 우리나라뿐 아니라 프랑스까지 떠들썩 했었는데,제가 있을 곳에 돌아와서인지 사람들의 관심이 사그라든 지금 상황이 오히려 평온하다. 2.의궤 중 왕을 위해만든 '어람용' 의궤는 비단으로 표지를 두르고 놋쇠로 변철을 해 정교하고 튼튼하게 만들어졌다.왕실의 행사 모습, 의식에 사용한 제기에서 궁궐의 도면까지 상세하게 글과 그림으로 기록되어 있다.조선 초기 의궤는 거의 다 전란으로 소실되었고 현재 의궤는 정조 이후부터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박물관 진열대에 바닥부터 천장까지 그런 의궤들이 어마..

김물길 개인전 Kim mulgil solo exhibition

화가 겸 여행작가 김물길 개인전에 다녀왔습니다.김물길 작가는 사실 그림 보다는 예전에 즐겨 듣던 여행 팟캐스트에서 여행작가로 먼저 알게되었지요.세계여행을 하면서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삶이 너무 좋아보였습니다.어떤 그림을 그릴까하고 이후에 그림들을 살펴보니작품들이 아기자기하고 산뜻하면서도 예뻤습니다.뭐랄까 동화책에 나오는 귀여운 그림같다고나 할까요.따뜻하고 착한 그림들이 보는 사람을 편하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작가가 앞으로도 계속 즐거운 여행하면서 원하는 작품활동도 잘 해나갔으면 합니다. 작은 갤러리에서 열리는 개인전을 찾아가는 것도 꽤 재밌었습니다.운좋게 작가와 인사를 나눌 수도 있고보다 개성있고 다양한 작품들을 직접 가까이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숨어있는 예쁜 갤러리에서 열리는 작가들의 개..

간송미술관, 보화각 寶華修補

오랜만에 성북구에 왔다. 한 7년 만인가.성곽이 둘러처진 나즈막한 풍경이 괜시리 반갑다.성북구는 서울에서도 세월의 흔적이 마냥 낡지 않고 멋스럽게 남아있어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많이 변하지 않아서 좋다. 전형필 선생의 행적과 간송 미술관이 생겨난 드라마같은 이야기를 만나는데 시간이 꽤 걸렸다.예전부터 와보고 싶었는데 원래 간송미술관이 일년에 한 두 번 만 관람객을 받아오기도 했고그동안 간송미술관 유지 보수와 외부 상황때문에 내부 전시가 어려웠는데,7년만에 이렇게 다시 보화각에서 전시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한국 근대건축가 박길룡이 모더니즘 양식으로 1938년에 완공했다는 미술관 외관은사실 그 명성에 비해 상당히 낡은 모습이라 약간 당혹스러웠다. 세월이 녹아있는 오래된 건축물이지만 잘 관리되고 다듬..

신해철의 음악 작업실

중학교 시절 FM 라디오에서'날아라 병아리'를 처음 들었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기타 선율에 담담히 얘기하듯 들려오는 노랫말을 한 참 동안 그냥 듣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사춘기 소년이 듣기에도 그의 노래는 사뭇 가볍지 않은 무언가가 있는 듯 했다. 제법 오랜 시간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다 떠난 가수의 옛 자취를 더듬는 것은 그리움, 아쉬움과 더불어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나마 오랫도록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일 것이다.

시카고 미술관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일부러 시간을 내 들러 본 시카고 미술관. 111 South Michigan Avenue Chicago, IL 60603 Historic Route 66 시작 표지판이 있는 Chicago downtown에 있다. 멀리 대서양을 넘어온 그리스 조각상들. 소. 잔뜩 소. 이래뵈도 앤디 워홀 작품이란다. 뭐니 뭐니 해도 고흐 Vincent van Gogh. The Bedroom, 1889. 창문이 있는 작은 방. 작은 의자 두 개와 테이블 하나. 따뜻한 봄날을 연상시키는 풍경화들. 조르주 쇠라 Georges Seurat A Sunday on La Grande Jatte 1884 구스타브 칼리보트 Gustave Caillebotte Paris Street; Rainy Day, 1877 ... 10년 전 시카고 ..

미식 축구를 보러 갈까?

미국 프로 스포츠 경기 중 미국인들의 가장 열렬한 응원을 받는 종목은 단연 미식축구입니다. 거칠고, 역동적인 경기 스타일이 와일드한 미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들을 많이 갖고 있지요. 던지고, 들이받고, 넘어지고, 달리고, 차고... 육중한 몸과 몸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충돌을 보면 그 파괴력에 빠져들게 마련입니다. '워싱턴 레드 스킨스 vs 필라델피아 이글스' 경기가 있었습니다. 워싱턴은 언제나 약체로 평가받는 팀이고 필라델피아도 아주 강팀은 아니라 주목받는 경기는 아니었습니다만 요즘 상승세인 필라델피아 입장에서는 중요한 경기입니다. 그래서인지 워싱턴 홈 경기인데도 녹색 유니폼을 입은 필라델피아 팬들이 경기장을 더 많이 찾아온 것 같네요. 킥오프를 하고 선수들이 상대 진영으로 우르르 달려가는 모습은 정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