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旅行/여행 B컷 잔상 3

서배너의 어느 동네 카페

연착된 기차를 기다리느라 포사이스 공원 길 건너편 허름해 보이는 동네 카페에 그냥 들어갔었다. 샐러드를 시켜먹고 레모네이드를 마셨던 걸로 기억한다. 낡고 해진 소파와 닳고 닳은 나무 테이블이 전부인 카페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실링팬 덕분인지 묘하게 나른하고 편안한 공기가 가득차 있었다. 무심한듯 테이블에 앉아 책을보고 노트북을 두드리던 이름 모를 사람들. 가끔 이상하리만큼 그때 그 카페가 생각난다.

아이슬란드 호픈 Höfn 숙소와 감기

2015년 6월. 아이슬란드 여행을 시작할 때 컨디션이 그닥 좋지 않았는데 여행을 하면서 찬바람을 좀 맞으니 감기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동부 피요르드 구간을 앞두고 작은 마을 호픈의 숙소에 도착했을때는 제법 몸이 좋지 않았다. 찌뿌둥한 몸으로 대충 저녁을 먹고 뜨거운 물을 잔뜩 틀어 샤워를 했다. 차가운 욕실은 금방 뿌연 김으로 가득차고 몸이 조금 나른해졌다. 샤워를 끝내고 감기약을 입에 털어놓고 그대로 침대에 들어가 기절하듯 잠들었던 것 같다. 약이 잘 들었는지 다음날 아침에 침대에서 조심스럽게 눈을 떴을땐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끝내 감기는 아이슬란드 여행 내내 나를 쫓아다녔다. 그때 이후로 가끔 감기 기운이 돌면 희한하게 아이슬란드의 그 호픈 숙소가 생각난다. 차가운 욕실 바닥의 감촉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