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침대 열차가 출발하면 드문 드문 노란 불빛만 반짝이는 어두운 들판을 한없이 달려간다. 어두운 풍경이 무료해져 흔들거리는 침대에 누우면, 규칙적으로 덜컹거리는 선로 소리와, 아득히 멀리서 울리는 기적소리가 들려오고 흔들 흔들 그 소리를 따라가다보면 쉽게 잠들지 못한다. .... .... 해가 어렴풋이 떠오르는 다음날 아침 눈을 뜨니 기차는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어느 강을 옆에 끼고 달리고 있다. 구름인듯 안개인듯 자욱한 풍경을 몽롱하게 쳐다보고 있으니 어느새 아침 해를 비스듬히 받아 더 빨갛게 붉어진 단풍 계곡 사이를 달린다. .... 유난히 색이 예쁜 올해 단풍은 산위에서부터 기차가 달리는 들판 옆까지 내려와 있다. 무심코 지나치는 이름 모를 작은 마을은 한없이 평화롭고 수확이 끝난 드넓은 옥수수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