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22

가을 날 기차에서 본 풍경, Capitol Limited Amtrak

야간 침대 열차가 출발하면 드문 드문 노란 불빛만 반짝이는 어두운 들판을 한없이 달려간다. 어두운 풍경이 무료해져 흔들거리는 침대에 누우면, 규칙적으로 덜컹거리는 선로 소리와, 아득히 멀리서 울리는 기적소리가 들려오고 흔들 흔들 그 소리를 따라가다보면 쉽게 잠들지 못한다. .... .... 해가 어렴풋이 떠오르는 다음날 아침 눈을 뜨니 기차는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어느 강을 옆에 끼고 달리고 있다. 구름인듯 안개인듯 자욱한 풍경을 몽롱하게 쳐다보고 있으니 어느새 아침 해를 비스듬히 받아 더 빨갛게 붉어진 단풍 계곡 사이를 달린다. .... 유난히 색이 예쁜 올해 단풍은 산위에서부터 기차가 달리는 들판 옆까지 내려와 있다. 무심코 지나치는 이름 모를 작은 마을은 한없이 평화롭고 수확이 끝난 드넓은 옥수수밭은..

하퍼스 페리 Harpers Ferry

1. 메릴랜드,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나아 세 개 주가 만나고 셰넌도어강과 포토맥강이 합쳐지는 곳에 자리잡은 작은 시골 마을. 고풍스럽고 예쁘장한 벽돌집과 오래된 목조 건물이 서로 키를 맞춰 옹기종기 예쁘게 모여있다. 한장 한장 그림 그리기 좋은 풍경이다. 2. 마을을 둘러싸고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그 강위를 가로지르는 오래된 철교와, 가끔 열차가 지나는 작은 간이역 덕분인지 마을의 분위기가 더없이 목가적이다. 3. 마을 전경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Maryland Heights는 그렇게 높은 곳은 아니지만 제법 가파른 트레일을 따라 1시간 반 정도 올라가야한다. 오랜만의 산길이 살짝 버겁지만 숨을 헐떡이며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이 한편으론 반갑다. 4. 단풍이 아직 이르지만 이번 가을이 가기..

봄날 자전거 트레일 The Capital Crescent Trail, Bethesda to D.C.

이번 주 내내 비가 왔다갔다 하더니 오늘은 바람도 없고 하늘에도 구름이 적당하니 파랗다. 뭘 해볼까 생각하면서 밖을 내다보니 날씨가 유난히 초록초록해 보인다. 이런날 집구석에 틀어박혀있는건 너무 예의가 아닌 것 같고, 자전거 타고 저기 강가까지 휘휘 마실이가 가볼까나. 비온 다음날이라 그런지 온통 초록이 가득하다. 습기가 적당히 남아있는 공기에서도 약간의 풀냄새 흙냄새가 배어난다. 강가엔 한가롭게 낚시하는 사람도 많고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한가롭게 망중한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 강물의 비릿한 물냄새를 오랜만에 맡아보니 무척이나 반갑다. 세상 한가로운 풍경들. 그 속에서 흐르는 한가로운 시간. [2020.05.04]

워싱턴DC 피쉬 마켓 Fish Market

'Make Rum Not War' 제퍼슨 기념관 근처 포토맥 강가에 제법 잘 알려진 피쉬 마켓이 있습니다. 싱싱한 해산물을 접하기가 쉽지 않은 도시라 특히 주말이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복잡한 DC 중심 도로를 지나와야 하기 때문에 찾아오기가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하지요. 근처 빌딩 주차장들을 이용하면 나중에 쇼핑 영수증으로 할인 받을 수 있습니다. 아무튼 강을 등지고 피쉬 마켓이 오목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여느 수산시장처럼 크진 않고 아담한 규모입니다. 어항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활어도 없고, 꿈뻑거리는 멍게, 해삼 같은 녀석들도 없어 다소 심심한 풍경이지만 나름 그래도 구경하는 재미는 있습니다. 뭐 이것저것 많이 팔고 있습니다. 근방에서 많이 잡히는 '블루 크랩'같은 것들은 한 ..

록 크릭 파크 Rock Creek Park

가을이 오면 걷고 싶지요. 덥지도 춥지도 않은 상쾌한 날 별로 바쁜 일이 없을때는 더욱 그러합니다. 그렇다고 또 멀리 가기도 싫은 그런 날입니다. 그럴때는 가까이 있는 트레일을 걷는 것도 좋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숲길이 있는데 정작 그동안 가보지 못한터라 한가한 주말 오후에 놀러가 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도심에 둘러싸여 있지만 놀랍도록 조용하고 평화스러운 곳입니다. 수령이 제법 되어 보이는 나무들로 빽빽한 숲을 이루고 그 숲을 가로질러 낙엽이 깔린 흙길이 조심스레 이어져 있습니다. 조용한 길을 걷다보면 누가 옆에서 자꾸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내는데 가만히 소리나는 쪽을 쳐다보면 청설모가 도토리를 찾아 분주하게 낙엽을 들추고 있지요. 그러고 보니 바닥에 도토리같은게 가득 떨어져 있습니다. 조용히 걷기 좋..

조지타운 플리마켓 Georgetown Flea Market

워싱턴DC에도 플리마켓이 몇 군데 있습니다. 뉴욕의 플리마켓들처럼 여행자들에게 유명세를 띄진 않지만 현지인들에게 소소한 구경거리를 제공해 주는 곳입니다. 보통 과일이나 농산물을 가져오는 Farmer's Market이 대부분이지만 '조지타운 플리마켓 Georgetown Flea Market'은 이런저런 잡동사니들을 구경할 수 있는 곳입니다. 워싱턴DC의 다른 유명 관광지와 떨어져 있어 조지타운 중심가에서 20분 정도 걸어오거나 'DC Circulator'를 타고 찾아올 수 있습니다. Georgetown Flea Market · 1819 35th St NW, Washington, DC 20007 미국 ★★★★☆ · 벼룩시장 www.google.com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매주 일요일 아침 8시부터 오후 4..

주미대한제국공사관 Old Korean Legation

워싱턴DC 로건 서클 Logan Circle에 있는 주미 대한제국공사관이 최근에 복원 개방되었지요. 예전에 공중파에서 방송된 다큐멘터리도 흥미롭게 봤고, 간간이 복원 소식을 접하던터라 한 번 와보고 싶었습니다. 듀폰 서클 Dupont Circle 메트로에서 내려 P Street NW 거리를 따라 느린 걸음으로 20여분 정도 직진하면 찾아올 수 있습니다. 로건 서클 Logan Circle 지역은 오래된 건물이 많이 남아있어 역사지구로 지정된 곳입니다. 백악관에서 그리 멀지 않고, 듀폰 서클 Dupont Circle의 외교관 청사 지역과 나란히 있어 예전부터 워싱턴의 정치, 문화의 중심지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 지역은 건물이나 거리 구획이 크게 바뀌지 않아, 지금까지도 100여년 전 모습을 많이..

조지타운 Georgetown

봄 날씨 좋은 여유로운 주말에 기웃기웃 바람이나 쐴 겸 조지타운에. 그냥 목적없이 걸어도 이런저런 가게와 레스토랑과 사람구경하는 재미가 좋은 곳이다. 마침 이맘 때 열리는 프렌치 마켓 French Market. 이런저런 재밌는 악세사리며 가벼운 옷가지들을 파는 가판대 행렬과 도로변을 따라 앞뒤로 몰려 걸어다니는 사람들 덕분에 흔치 않은 시장통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북 힐 Book Hill 공원. 이름 그대로 공원 옆에 도서관이 있다. 룰루 랄라... 좀 걸었더니 살짝 더운 날씨다. 급하게 아이스라떼 수혈.... ....다른 사람이랑 바꼈다...마끼아또인갑다...이런 강가에 내려오니 바람이 불어 제법 시원하다. 날씨 좋은 주말엔 역시 나와야 한다. [2018.05.04]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