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旅行 190

유럽배낭여행 [로마 - 폼페이 - 로마]

2004.10.28 木 피렌체에서 로마로 넘어오는 열차 안에서 만난 우리나라 신혼부부가 마침 내가 묵기로 한 숙소에 머물고 있던터라 어제 저녁 늦게 도착했지만 숙소잡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 여행하면서 신혼여행 온 커플을 두 쌍 만났는데 신혼여행을 이렇게 배낭여행으로 하는 것도 참 낭만적이고 좋을 것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당사자들은 고생이 너무 심하다며 별로 권하지는 않지만 뭐 내 눈에는 참 좋아보인다....부럽기도 하고.... 실은.... 뭐 좀 이른 감이 있지만 나도 신혼여행을 어떻게 갈지 대충 생각해 둔게 있다. 커다란 크루즈선박을 타고 해상여행을 떠나는거지... 우아하게 바다 위를 미끄러지는 크루즈선 난간에 기대어 그대와 함께 광활한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노을을 바라보는거지....후후 멋..

유럽배낭여행 [피렌체 - 시에나 - 피렌체 - 로마]

2004.10.27 水 새벽에 비가 왔었나보다. 작은 웅덩이가 만들어진 거리가 촉촉히 젖어 있다. 약간은 눅룩하면서도 상쾌한 이런 공기가 나는 참 좋다. 이곳 이탈리아에서도....언제나 그렇듯이 비온 뒤 갠 아침의 공기는 참 신선한 것같다. .... 민박집 아주머니 말을 듣고 피렌체 역 바로 앞에 있는 버스 터미널에 갔더니 여기가 아니랜다. 창구에 앉아 있던 아저씨가 특이한 영어로 뭐라 뭐라 설명을 해주시는데.....정확히 무슨 말인지... 여기저기 조금 헤매다가 결국 관광안내소에 가서 약도를 받아들고 SITA 버스 터미널을 찾아 갔다. 터미널 건물이 따로 크게 있는줄 알았는데, 터미널 건물조차 복고풍의 건물 외양을 그대로 갖고 있어서 얼핏 그냥 지나칠 뻔했다. .... 옛 건물을 부수지 않고 거의 내부..

유럽배낭여행 [피렌체]

2004.10.26 火 어제밤 상당히 찜찜한 사태가 발생했었다. .... 어제 아침 일찍 베네치아에서 피렌체로 넘어올 때 열차시간에 쫓겨 허둥지둥 서두르다가 비누, 칫솔, 치약, 샴푸, 일회용 면도기가 들어있는 작은 주머니를 빠뜨리고 온걸 알아차렸거든... 씻고 자려는데 아무리 찾아도 안보이더라고... 어쩐지 베네치아 숙소에서 나올 때 뭔가 허전하다 했다. '크....거기 빈에서 산 왁스도 들어있는데....한 번도 안 썼는데....' 어제 저녁에 양치질을 못했더니 입안이 영 텁텁하다. 여기 가까운 편의점이 어디더라.. .. 피렌체의 미로 7시에 대충 아침을 챙겨먹고 '우피치 미술관'으로 향했다. 미술관 입장하는데 예약을 해야 될줄은 몰랐는데, 우피치는 예약 안 하고 가면 아침 일찍부터 줄서서 순서대로 들..

유럽배낭여행 [베네치아 - 피렌체]

2004.10.25. 月 아침 8시 10분.... 피렌체로 가는 열차는 산타루치아 역에서 8시 34분에 출발한다. 20분이 채 안 남았다. '이런....!!' 부시시 일어나 고양이 세수를 하고 주섬 주섬 짐을 꾸렸다. 어제 밤에 대충 짐을 싸 두긴했지만 비몽사몽 정신이 없다. 아름다운 베네치아의 밤을 함께했던 누나, 형들과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고 눅룩한 아침 공기를 머금은 베네치아의 좁은 골목길을 달려 산타루치아 역으로 향하는 사이 시계는 이미 30분을 넘어 섰다. 챠오, 베네치아!! 부랴부랴 역에 도착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피렌체 행 열차가 떠나 버렸다. 눈 앞에서 서서히 멀어지는 열차의 뒷모습을 발만 동동 구르며 안타깝게 쳐다봤다. '으으....안돼~ 거기 서~ 저거 놓치면 다음 열차까지 한참을 기다..

유럽배낭여행 [베네치아]

2004.10.24. 日 韓國人, 中國人.. 간밤에 한국인 배낭여행객이 세 명 더 찾아왔었다. 여자 한 분.... 일행인 남자 두 분....이분들은 침대가 없어서 바닥에 메트리스깔고 밤을 보내야만 했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민박집이라 중국인들이 좀 많았는데 이제는 한국인과 중국인 비율이 거의 1:1 정도 되는 것 같다. 말 붙일 사람이 없어서 좀 심심했는데 잘 됐다.... 중국사람들과는 왠지 대화를 이끌어 가기가 좀 힘들어서 말이지... 간밤에 어떤 중국분이 코를 심하게 골아서 다들 심통이 나 있다. .... 둥근 식탁에 둘러 앉아 중국식으로 기다란 나무 젓가락으로만 아침을 먹었다. 다 중국 요리이고 김치가 딱 한 접시 있긴 하지만 뭐 그런대로..... 아침을 먹으면서 서로서로 안면을 익혔다. 중국분이 모..

유럽배낭여행 [빌락 - 베네치아]

2004.10.23. 土 시간이 얼마쯤 지났을까? 컴파트먼트 안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린이 '우디네'에서 내릴 때 작별인사를 한 뒤로 도무지 잠이 들지 않는다. 눈꺼풀은 자꾸 감기는데 흔들리는 열차소리만 점점 크게 들릴 뿐.... 몸이 공중에 붕 뜬 것 같다. .. 6시 30분.... 어느 이름 모를 역에서 사람들이 모두 다 내리고 컴파트먼트 안에 혼자 덩그라니 남겨졌다. 밀려오는 졸음 때문에 모든게 아련하다. '후.....정말 자고 싶다....' 좌석을 눕혀서 침대를 만들어 배낭을 베고 누워서 잠을 청했다. 베네치아까지는 아직 두 시간정도 남았으니까 한 숨 잘 수 있을 것 같다. .... 바람 빠진 튜브처럼 몸이 축 늘어진다. .. . 바다를 가로질러 베네치아로.. 인기척에 눈을 떠보니 왠 할아버지가 옆..

유럽배낭여행 [빈 - 잘츠부르크 - 빌락]

2004.10.22. 金 아침 6시... 부스스 일어나 정신을 차린다. 간밤에 자다가 한 두 번 깬 것 같은데.... .... 세수만 간단히 하고 아래층에 내려가 오랜만에 빵으로 아침식사를 때웠다. 초코크림이 좀 달다.....역시 빵에는 딸기잼이랑 버터야..... .... 따끈한 홍차로 마무리 하고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려는데 꼬마녀석들이 버튼을 죄다 눌러놨다......짜식들 .... 배낭을 둘러 매고 서둘러 움직였다. 열차 출발 20분 전이다. 잘츠부르크로 가는 열차.... 허겁지겁 서둘러 열차에 올라타니까 출발 10분 전이다......후 아무도 없는 컴파트먼트에 배낭을 휙 집어 던져놓고 잠시 한숨을 돌렸다. 별로 든 것도 없는데 배낭은 맬 때마다 무겁다....캐리어 끌고 오는게 더 좋을뻔 했을까?..

유럽배낭여행 [빈]

2004.10.21. 木 또 케밥... 아무래도 케밥에 중독됐나보다.... 밥 위에서 모락모락 김이 나는 양고기를 생각하면 다른건 먹기가 싫다. 이만한 가격에 이만한 양에....게다가 맛있는걸 어떻하나.... ..... 어제 아침에 보고 오늘 또 보고.... 잘 생긴 레스토랑 종업원이 먼저 눈 인사를 건낸다. 오늘은 어제 먹은거랑 다른걸 시켰더니 양고기가 기다란 걸로 나오네... 부드럽게 다진 양고기....우훗~ ... 느긋하게 칼질을 하면서 오늘 일정과 앞으로 남은 10여일의 일정에 대해서 천천히 생각 좀 해봤다. 어제 저녁 침대 위에 누워서부터 책을 뒤적거리며 꽤나 많은 고민을 했는데... 스위스는 아무래도 남겨두고 떠나야할 것 같다. 다음을 위해서.... 당장 오늘 밤 야간 기차로 넘어갈 수도 있는..

유럽배낭여행 [빈]

2004.10.20. 水 새벽녘에야 들어온 마이클은 나보다 먼저 일어나 부지런히 움직이는데 다른 사람들은 아직도 꿈나라 속을 헤매고 있는 듯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아담한 6인실 창문으로 들려오는 아련한 소음들...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침대 시트를 걷어내고 주섬주섬 비누와 수건을 집어든다. .... 빈에서 맞이하는 첫 아침이다... SATO Restaurant 어제 저녁을 부실하게 먹어서 아침은 좀 든든하게 먹고 싶었다. 사실 프라이드 치킨 반 마리로는 좀 부족했지.... 마침 어제 눈여겨 봐둔 깔끔한 터키 레스토랑이 있어서 옷을 챙겨입자마자 그곳으로 향했다. .. 양고기 굽는 냄새가 고소하게 솔솔 풍겨오는 레스토랑...잘 생긴 터키 종업원이 친절하게 맞아준다. 메뉴판을 받아들고....역시나 다른건 ..

유럽배낭여행 [프라하 - 빈]

2004.10.19. 火 유난히도 햇살이 맑은 아침이다. 빈으로 떠나는 날. 배낭을 꾸리면서 프라하에서의 추억도 차곡차곡 정리해 본다. ..... 어제 밤에는 민박집에 있는 사람들이랑 다같이 둘러 앉아 맥주를 마셨다. 휴학하고 친구끼리 여행중인 여대생들... 레지던트 과정을 밟다가 훌쩍 떠나온 사람... 프라하가 좋아 일주일이 넘도록 민박집에 죽치고 있는 사람... 단 둘이 캐리어를 끌고 배낭여행중인 자매들... 인터넷에서 만나 같이 여행중인 사람들... 영국에서 어학연수하다가 귀국하기전에 여자친구랑 여행중인 학생... 몇 년전에 프라하에 왔다가 프라하가 좋아서 짐싸들고 날아온 중대장.... .... 서먹서먹했던 분위기를 여행이야기로 녹이면서 많은 사람들과 오랜만에 참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모두가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