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旅行 190

아이슬란드 ICELAND, 아침 나절 Höfn

1. 유난히도 청명한 아침 하늘. 바람이 제법 드세지만 청량하기 그지없다. 아이슬란드 동남쪽 끝 작은 마을. 2. 호픈은 사람 흔적 찾기 힘든 아이슬란드 여행길에서 사막 속 오아시스같은 위안을 주는 곳이다. 1번 국도 일주를 하는 여행객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섬의 북쪽으로 출발하기전 숨고르기를 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 같다. 3. 늦은 시간 도착해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깊이 잠들었다 깨었다. 오늘 아마 가장 긴 드라이브를 떠날 것이다.

아이슬란드 ICELAND, 얼음 나라의 진짜 얼음

1. 빙하가 떠내려온 호수. '요쿨살롱' 근처에 오면..... 확연히 춥다. 이런...추워 커다란 얼음이 많아서 그런지 아이슬란드 여행 중 여기가 제일 추웠다. 2. 호수 위에 떠내려온 빙하 덩어리들은 신비로운 파란색 광채를 띈 신기한 얼음 덩어리. 에메랄드 빛깔 같기도 하고....파란색 아이스바 같기도 하고... 살면서 처음 보는 것들을 만났을 때의 경이로움을 이곳에서 또 느낀다. 외계행성같은 기묘한 광경. 3. 깨진 빙하 조각들이 호수 언저리로 밀려온다. 작은 조각을 집어 먹으면....수천...수만년 전 만들어진 얼음 맛 왠지 더 차갑고 왠지 더 순수한 얼음이지 않을까?

아이슬란드 ICELAND, 길 위에서...(II)

1. 아이슬란드에서 운전하다보면 도로 한 켠에 '쉬어가는 곳' 표시가 있다. 차를 멈추고 잠깐씩 쉬면서 경치구경할 수 있는 곳인데, 하나같이 사진찍기 좋은 스팟들이라 운전하다가 이 표지를 보면 주저없이 멈춰서면 된다. 아이슬란드에선 꼭 느린 여행을 해 보길... 2. 척박하다. 아이슬란드는 척박한 땅이다. 결코 사람이 살기 좋은 땅이 아님은 분명하다. 이끼로 뒤덮인 평원과 메마른 대지. 결코 사람의 발길을 환영하는 곳은 아닌듯 하다. 그래도 낮은 초록 식물들과 듬성듬성 보이는 나무 숲이 이곳의 황량함을 덮어주고 이름모를 노란 야생화와 세상에서 가장 예쁜 보라색 야생화 '루핀'때문에 아이슬란드는 '사람'이 없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곳이다. 3. '루핀'.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보라..

아이슬란드 ICELAND, 물의 나라...폭포

1. 굴포스 Gullfoss, 셀랴란드포스 Seljalandsfoss, 스코가포스 Skogafoss 등등. 폭포의 나라 아이슬란드에서 폭포는 foss이다. 2. 미안한 말이지만 여지껏 내가 본 폭포는 아이슬란드의 폭포에 비하면 동네 폭포 수준이다. 정말 이럴 순 없는 풍경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풍경들... 3. 폭포에서 흩날리는 물방울로 흠뻑젖어도 이 장쾌한 감동을 다 가져갈 순 없을 거다. 4. 백야때문에 저녁 9시가 되어도 훤할때 스코가포스 위에서 바라다 본 풍경은 너무나 평화롭고 근사했다. 처음 보는 세상의 풍경.

아이슬란드 ICELAND, 레이캬비크 (I)

1. 지도에서 레이캬비크를 찾아보면 적잖이 놀랍다. 북대서양 한 가운데 덩그러니 있는 섬나라의 수도. 세상에서 가장 높은 위도에 있는 수도. 뭔가 근사하지 않나? 그런 도시에 가 본다는게.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탐험가가 된 기분. 2. 레이캬비크. 발음 조차 생경한 이 곳은 조용하고 차분한 도시다. 깨끗하고 평화롭고 아담한 곳. 크루즈선이 오가는 항구도시. 바다를 끼고 있는 도시는 언제나 참 매력적인 구석이 있다. 바다 저 멀리 떠나고 싶은 꿈틀거리는 마음과 거친 파도를 넘어 긴 항해를 끝내고 집에 돌아왔을 때의 안도감과 포근함이랄까... 3. 7월에 갔지만 한낮이 아니면 이곳에서 따뜻한 온기를 느끼기 어렵다. 그렇다고 아주 추운건 아니다. 이곳의 여름은 바람이 불지 않는 오후엔 제법 따사로운 계절이다...

아이슬란드 ICELAND, 길 위에서...(I)

1. 수도인 레이캬비크를 벗어나니 도로 상태가 생각보다 좋지 않아 좀 당황스럽다. 주요 국도는 물론 포장 도로이긴 하지만 그냥 중앙선 없는 왕복 2차선이 많다. 설마 이정도 일까 싶지만....정말 그정도. 관리가 안 되었다기 보다는 그냥 도로가 소박하다고 해야할까... 그냥 시멘트 도로도 있고, 차선도 없이 그냥 바닥만 다져진 도로도 있다. 그래도 여기 사람들 쌩쌩 잘~ 달린다. 희한하지... 2. 아이슬란드에서 운전하면 정말 특이한 경험을 많이 하게된다. 한국 사람이라면 아이스란드에서 그냥 링로드를 따라 운전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신선한 경험이다. 사방으로 인가 한채 없는 허허 벌판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나 혼자 내달려본 경험이 흔할까? 굳이 운전대를 건드리지 않아도 될 만큼 쭉 뻗은 도로를 두 세 시간씩..

서배너의 어느 동네 카페

연착된 기차를 기다리느라 포사이스 공원 길 건너편 허름해 보이는 동네 카페에 그냥 들어갔었다. 샐러드를 시켜먹고 레모네이드를 마셨던 걸로 기억한다. 낡고 해진 소파와 닳고 닳은 나무 테이블이 전부인 카페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실링팬 덕분인지 묘하게 나른하고 편안한 공기가 가득차 있었다. 무심한듯 테이블에 앉아 책을보고 노트북을 두드리던 이름 모를 사람들. 가끔 이상하리만큼 그때 그 카페가 생각난다.

아이슬란드 호픈 Höfn 숙소와 감기

2015년 6월. 아이슬란드 여행을 시작할 때 컨디션이 그닥 좋지 않았는데 여행을 하면서 찬바람을 좀 맞으니 감기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동부 피요르드 구간을 앞두고 작은 마을 호픈의 숙소에 도착했을때는 제법 몸이 좋지 않았다. 찌뿌둥한 몸으로 대충 저녁을 먹고 뜨거운 물을 잔뜩 틀어 샤워를 했다. 차가운 욕실은 금방 뿌연 김으로 가득차고 몸이 조금 나른해졌다. 샤워를 끝내고 감기약을 입에 털어놓고 그대로 침대에 들어가 기절하듯 잠들었던 것 같다. 약이 잘 들었는지 다음날 아침에 침대에서 조심스럽게 눈을 떴을땐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지만, 그래도 끝내 감기는 아이슬란드 여행 내내 나를 쫓아다녔다. 그때 이후로 가끔 감기 기운이 돌면 희한하게 아이슬란드의 그 호픈 숙소가 생각난다. 차가운 욕실 바닥의 감촉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