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읽은 얘기 83

리틀 포레스트 リトル・フォレスト 夏・秋, 冬・春 2014-15

눈과 머리가 편안해지고 싶을 때 화면 가득한 시골 나무집의 운치와 보는 것만으로도 정갈한 소박한 음식들이 잔잔한 위안을 주는 영화. 여름의 뜨거운 햇살과 습기 가을 들판의 넉넉함 한 겨울 집 한켠의 따스한 스토브 열기와 봄의 그리움까지 ... 저마다의 사계절과 추억을 돋게 만들어 준다. 부지런할 자신은 없지만 이렇게 살아도 좋겠네 :) 리틀 포레스트: 사계절 당신의 사계절 속에 스며든 리틀 포레스트 여름, 가을, 겨울이 지나고 또 새로운 봄이 옵니다 작은 숲 속 코모리 마을, 도시에서 불현듯 고향으로 돌아온 이치코는 자급자족 생활을 시작한다. 무더운 날의 식혜, 가을의 밤조림, 겨울의 수제비 핫또부터 다시 돌아온 봄의 감자 샐러드까지. 직접 농사지은 작물들과 채소로 매일 식사를 준비하고 먹으면서, 음식에..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那些年, 我們一起追的女孩, You Are the Apple of My Eye, 2011

그죠...유쾌하고 예쁘고 잔잔한 영화입니다. 보고 나니 뭔가...긴 여운이 남네요.  인생은 유치한 거죠. 유치한거 좋아합니다. 점점 더 유치해지기 어려워지지만계속 유치하게 살고 싶네요. 그 시절 그 사람에게 못 했던 말은 왜 그리 많고다시 하고 싶은 말은 또 왜 이리 많을까요. 유치하지만 진지하게 서로 많은 생각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우리 모두.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이제 막 17살이 된 ‘커징텅’(가진동)은 ‘쉬보춘’, ‘아허’, ‘라오차오’, ‘랴오잉홍’과 친한 친구가 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학교 최고 모범생 ‘션자이’(천옌시)를 좋아한다는 것! 어느날, 수업 중에 상상도 못할 장난을 치다 딱! 걸린 ‘커징텅’은 ‘션자이’에게 특별 감시를 받게 된다. 범생이와 문제아 사이, 절대 좁..

호우시절 好雨時節, A Good Rain Knows, 2009

살다보면 어쩌다 정말 뜻하지 않게 내가 전혀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오래전 가슴 한 켠에 머물러 있던 그 사람과 마주칠 수도 있겠지요......  지난 추억을 곱씹으며 나누는 눈빛에서 왠지 모를 미안함과 애뜻함이 잔잔히 배어나올 겁니다.함께하지 못한 그 동안의 시간이 야속하고 함께했던 그 시절이 먹먹하게 그리워질 수도 있겠지요....  표현하기엔 서로 마냥 어렸을 수도 있고 나와 그 사람의 감정이 그때는 서로 어긋나 있었을 수도 있고 그냥 용기가 없어서 자신이 없어서 아니면 행여 남은 인연의 끈마저 잃을까 두렵고 무서워서  그때 그 사람을 붙잡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  너무 자책하고 괴로워하지 마세요.그 사람의 아픔과 슬픔을 알지 못한 채 혼자 행복했던 순간들을 너무 미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내가 ..

고래, 천명관 2014

비참한 삶을 산 한 노파와, 육체적 아름다움과 사업적 강단을 가진 금복, 그리고 그녀의 백치 딸 춘희. 세 여인의 기구한 팔자가 얽히고 섥힌 이야기는 상당히 기묘하지만 흡입력있다. 현실과 비현실을 왔다갔다하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게 무슨 전개인가 싶기도 하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시선을 잡아당기는 이야기의 힘이 상당하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 쉼없이 빠르게 달려온 이야기의 끝에 다다라 힘이 쭉 빠져 멍해진다. 거칠지만 기묘하고 궁금한 이야기. 하지만 딱 거기까지. 고래 제10회 문학동네소설상 수상자인 천명관의 '특별한' 장편소설. 신화적, 설화적 세계에 가까운 시·공간을 배경으로, 1부와 2부는 산골 소녀에서 소도시의 기업가로 성공하는 금복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그녀를 둘러싼 갖가지 인물 사이에서 빚..

수학이 필요한 순간, 김민형 2018

수학이 필요한 순간 한국인 최초 옥스퍼드 대학 정교수이자 세계적인 수학자 김민형 교수의 명강의 『수학이 필요한 순간』. 인간의 사고 능력을 확장시켜온 수학이라는 장대한 세계에 관한 7개의 명강의를 담은 책이다. 옥스퍼드 수학과의 명강의를 포함하여 저자가 한국에서 진행한 각종 수학 강의의 내용을 바탕으로 탄생한 것으로, 마치 강연의 현장에 찾아온 듯 수학에 대해 묻고 답하는 세밀한 대화로 가득하다. 우리가 인문학의 문제라 여겼던 윤리적 판단에서부터 우주의 무한한 세계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는 데 수학이 필요하지 않은 순간이란 없다. 저자는 기본적인 수학의 원리부터 정보와 우주에 대한 이해, 윤리적인 판단이나 이성과의 만남 같은 사회문화적인 주제에 이르기까지 수학이라는 방대한 세계에 대해 평생을 ..

거실의 사자, 애비게일 터커 2018

거실의 사자 미국 자연과학 잡지 《스미소니언》에 뱀파이어 인류학부터 맥주 고고학까지 독특한 주제의 글을 기고해오던 애비게일 터커. 평생 고양이와 함께해온 그는 어느 날 문득 자신이 기르는 이기적이고 식탐 많은 고양이 ‘치토스’에게 헌신하는 스스로가 이상하게 느껴졌고, 고양이와 인간의 관계에 관한 탐구를 시작해 『거실의 사자』를 통해 인간이 고양이에게 받는 것 없이 함께 사는 까닭을 과학적으로 밝히고, 고양이가 어떻게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 잡았고 사람들은 어째서 유독 고양이에 열광하는지 살펴본다. 인간은 고기와 공간을 놓고 고양이와 경쟁해왔으며, 큰 고양잇과 동물과는 서로의 먹이를 빼앗고 또 서로의 먹이가 되는 끔찍한 관계였다. 그렇다면 구하기 쉽지 않은 고기를 인간은 왜 고양이와 나눠 먹기로 했을까?..

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2016

당신 인생의 이야기 과학소설 작가 테드 창의 SF 소설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 단 한 권의 작품집으로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과학 단편소설 작가 중의 한 명’이라는 명성을 얻은 테드 창의 소설집이다. 과학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지적 상상력과 소설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철학적 사유를 선사하는 이 책은 기막힌 상상력을 품고 있으면서도 읽고 나면 엄청난 감동이 밀려오는 여덟 편의 단편을 수록했다. 천상의 시작점으로 이어지는 탑을 건설하는 고대 바빌로니아인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바빌론의 탑’, 언어학자인 한 여성에게 어머니로서의 자신의 삶에 대한 새로운 길을 보여주는 외계인의 언어에 대한 이야기 ‘네 인생의 이야기’, 빅토리아 여왕 시대의 대량 생산된 골렘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일흔두 글자’, ..

죽은 자의 집 청소, 김완 2020

죽은 자의 집 청소 누군가 홀로 죽은 집, 쓰레기가 산처럼 쌓인 집, 오물이나 동물 사체로 가득한 집…. 쉽사리 볼 수도, 치울 수 없는 곳을 청소하는 특수청소업체 ‘하드웍스’ 대표 김완의 특별한 죽음 이야기『죽은 자의 집 청소』. ‘특수’청소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일터엔 남다른 사연이 가득하다. 자살 직전에 분리수거를 한 사람, 자신의 세간을 청소하는 ‘비용’을 물은 뒤 자살한 사람 등. 현장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1장에는 픽션이라고 생각될 만큼 비현실적인 현실 이야기가 펼쳐지고, 2장에선 특수청소부로서 느낀 힘듦과 보람부터 직업병, 귀신에 대한 오컬트적인 이야기까지 다채로운 에피소드로 그가 하는 일을 생생히 전한다. 특수청소부로 온갖 현장을 다니는 김완 작가의 시선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고..

월든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강승영 옮김

월든(완결판)19세기에 쓰인 가장 중요한 책들 중 하나로 평가받는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월든』. 미국의 소로우 학자들과 이메일을 주고받으면서, 약 400여 곳의 단어 및 문장을 수정한 개정판이다. 출간 당시에는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 오늘날 전 세계의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고 사랑받는 책으로, 저자가 1845년부터 2년간 월든 호숫가에 통나무집을 짓고 생활한 경험을 기록하였다. 계절이 바뀌면서 변화하는 월든 호수 및 주위 숲의 모습, 또 그 속에 사는 온갖 동식물들이 생생한 필치로 그려져 있다. 더불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 소박하고 검소한 삶만이 인간에게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저자의 사상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담아냈다. 모험기이자 사회에 대한 통렬한 풍자서, 저자의 정신적 자서전으로써의..

인생 [원작: 살아간다는 것 活着, 1993] - 위화 余華 지음, 백원담 옮김

인생1994년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 '인생'의 원작 소설. 망나니 같은 부잣집 도련님에서 가난한 농부로 전락한 푸구이의 일생을 통해 사람이 어떻게 엄청난 고난을 견뎌내는가, 극한의 상황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살아가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소설은 농촌으로 민요를 수집하러 간 '나'에게 늙은 농부 푸구이가 자신의 과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부유한 지주의 외아들이었던 푸구이는 전문 도박꾼 룽얼에게 걸려들어 하룻밤 만에 전 재산을 잃고, 초가집에 사는 농사꾼 신세로 전락한다. 단 한순간에 모든 것이 바뀐 그날 이후 푸구이는 운명과의 장난 같은 줄다리기, 늘 끌려 다니기만 하는 불공평한 줄다리기를 시작하게 되는데…. 〈개정판〉저자위화출판푸른숲출판일2007.06.28젊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