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란 하늘을 향해 드리우는 대지의 그림자였다.' - <바빌론의 탑> 중에서
어둠이 탑의 까마득한 아래부분을 집어 삼키고서 탑을 따라 하늘 위로 빠르게 솟구치는 장면은 정말 숨막히는 묘사이다.
지구의 빠른 자전 속도로 태양이 삼켜지면서 만들어내는 대지의 그림자가 빠르게 탑을 타고 오르는 이 장면은 내게 정말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신화 속 바빌론의 탑을 현실 세계에서 마주했다면 겪었을 너무나 생생하고 숨막히는 긴장감, 놀라움, 경외심이 모두 뿜어져 나온다.
SF단편이 이렇듯 강렬하고, 놀랍고, 깊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놀라운 작품이다.
<바빌론의 탑>, <네 인생의 이야기>, <외모 지상주의에 관한 소고: 다큐멘터리> 작품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