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읽은 얘기 83

MLB 워싱턴 내셔널스 Nationals Park

이야...살다보니 메이저리그 경기를 직접 보는 날도 있군요. 워싱턴 연고의 워싱턴 내셔널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 요 몇 년간 내셔널스 성적이 꽤 괜찮아서 올해도 기대하는 사람이 많더군요. 워낙에 스포츠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이라... 미국인 둘만 모이면 야구로 시작해서 미식축구, 농구, 아이스하키 매일 매일 전날 경기 얘기로 지치지 않고 대화를 나누더군요. .... 경기장은 깔끔하고 깨끗합니다. 치킨, 소시지, 햄버거 등등은 기본이고 라운지에서 식사도하고 경기도 볼 수도 있더군요. 좋네 좋아. .... 그라운드와 무척 가까워 선수들 움직임이 정말 잘 보입니다. 어느 자리에 앉아도 경기를 보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시야는 정말 좋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치어리더들이 응원을 주도하지도 ..

내셔널 갤러리 National Gallery of Art (1)

D.C.에 있는 내셔널 갤러리 (National Gallery of Art). 한가한 주말의 근사한 놀이터. .... .... .... 윌리엄 터너 (Joseph Mallord William, Turner), 'Mortlake Terrace' 18-19세기 영국의 풍경화가 터너.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 걸린 그의 작품을 본 후 지금까지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벽에 걸린 이 그림을 보자마자 신기하게도 낯익은 분위기를 알아차렸다. '아...예전 그때도 이런 느낌이었지...' '각인'이라는게 이런 것이지. 빛이 반짝이는 듯한 이 색감이 여전히 눈부신 그의 그림들. 그림과 전혀 상관없지만 그냥 멘델과 완두콩이 생각난다. 쏘리. .... .... 그림 속 여인을 바라보는 그림 밖 여인... .... .... 'Sti..

스미소니언 항공 우주 박물관 Smithsonian National Air and Space Museum

각 나라마다 자신들을 대표할만한 박물관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인데 미국을 대표할 수 있는 박물관이라 하면 단연 항공 우주 박물관이 아닐까요? 라이트 형제(Wright brothers)의 업적을 바탕으로 발전한 항공 사업과 개인적으로 인류 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집단이라 생각하는 미항공우주국(NASA)이 걸어온 역사가 바로 곧 미국민들에게는 미국 역사의 가장 선명한 자부심이겠지요. 어릴적 만화로된 위인전기에서 라이트 형제 이야기를 재밌게 본 기억이 납니다. 비행기는 지금 봐도 참 경이로운 기계덩어리이지요. 항공 역학이 어쩌고, 양력이 어쩌고....설명을 들으면 이해는 가는데 역시나 매번 이 커다란 기계가 하늘을 나는 건 여전히 '직관적'으로 놀랍습니다. 라이트 형제가 초기 원시적인 동력 비행을 성공한 것이 1..

National Portrait Gallery

D.C.에 있는 National Portrait Gallery 입니다. 그림이나 사진 중에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담고 있는 작품은 사람마다 풍기는 분위기 제각각 다른 것처럼 작품마다 제각각 다른 인격체를 대하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보기에 더 재밌지요. 뭔가 내게 이야기를 해줄 것 같은 느낌이랄까 :) 입구에 있는 영화배우 Morgan Freeman의 정밀 초상화입니다. 웃음이 따뜻한 배우이자 또 눈빛이 깊은 배우이지요. .... 박물관 내 야외정원인데 지붕이 덮여있어 아늑한 분위기라 커피 한 잔하면서 도란도란 앉아 있기 좋습니다. .... 링컨 대통령 사진 중 유명한 사진이지요... .... 워싱턴 흠... 지나가다 눈이 딱 마주친 그림인데 정말 강렬한 눈빛이 인상적인 초상화... 무섭...ㄷㄷ 반면..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 Smithsonian Natural History Museum

주말을 맞아 미국 생활 시작 후 첫 DC 나들이. 생각보다 가깝다. 메트로 타고 20여분 정도? 스미소니언 자연사 박물관. 이 코끼리 정말 멋짐...오오 :) Rodents....ㅎㅎ 에얼리언같은 대왕 오징어... 2층 발코니에서 잠시 휴식... 사람들이 잔뜩모여 넋을 잃고 쳐다보던 다이아몬드. Hope diamond, 45캐럿. 흐음... 운석. 완전 쇳덩어리 운석. 음 이런건 처음 봄. 흥미롭게도 2층 구석에 Korea Gallery가 있다. 용비어천가. 박물관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천천히 느긋하게 휴일을 즐길 수 있는 좋은 장소인듯. 주말에 스미소니언 박물관들을 하나씩만 다 가봐도 한참 동안 심심하진 않겠다. [written in 2014.10.13]

에어로너츠 The Aeronauts, 2019

남들이 틀렸다고 말하는 길을 끝까지 걸어갈 수 있는 용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확신이 있다면 가능할까. 그렇다면 성공을 확신했던 일에서 쓰디쓴 실패를 경험했지만 다시 도전하는 용기는 어디서 오는 걸까.두려움을 떨쳐내려는 의지와 새로운 희망에 대한 갈망이 있다면 가능할까.  19세기 영국, 런던.편견을 이겨내고 스스로의 확신을 위해 외로운 도전을 한 두 사람의 이야기. 러닝타임이 짧지만 의외로 긴 여운이 남는 괜찮은 영화다. 문득 바람에만 실려 떠갈 수 있는 기구가 운명에 맡겨져 흘러가는 인생과 참 비슷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용기가 필요할 때 작은 힘이 되는 이야기.에어로너츠 The Aeronauts, 2019.  에어로너츠“모든 놀라운 일들은 하늘에서 시작된다”19세기 런던, 예..

차가운 눈과 거친 바다에서 펼쳐지는 두 편의 조난 영화: 아틱 ARCTIC, 그리고 올 이즈 로스트 ALL IS LOST

북극 어딘가 비행기가 불시착해 고립된 한 남자가 있습니다. 어딘가 깊고 무거운 눈빛을 가진 이 남자는 묵묵히 구조 신호를 보내며 추락한 비행기 동체 안에서 하루하루를 견딥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 구조 헬기가 이 남자를 발견하고 날아오다 강한 눈보라에 그만 추락하고 맙니다. 다행히 추락한 헬기의 보조 파일럿을 구조했지만 상처가 심해 움직이질 못합니다. 차가운 북극 어딘가... 이제 고립된 사람이 둘이 되었습니다. ....  이번에는 인도양 어딘가에서 혼자 항해 중인 한 남자가 있습니다. 왜 혼자 망망대해를 건너고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왠지 의욕이 없어보이고 우울해 보입니다. 그러다 드넓은 바다에서 뜻하지 않은 접촉사고로 요트에 작은 구멍이 생기고무전기마저 물에 젖어 고장나더니..

이중섭의 아내, 2014

이중섭의 아내 …소중하고 또 소중한 나의 사랑… 1941년, 야마모토 마사코는 재학 중이던 문화학원의 복도에서 붓을 씻다가 선배인 이중섭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이후 1945년 3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때, 마사코는 오로지 중섭을 만나기 위해 한국으로 건너가고 그 해 5월 지금의 북한땅인 원산에서 전통혼례를 올리며 부부가 된다. 두 아이와 함께 행복한 시절을 보내는 것도 잠시. 6.25 전쟁 등으로 인한 가난과 건강 악화로 인해 마사코는 아이들과 일본으로 돌아가고 되고, 홀로 한국에 남은 중섭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편지로 대신 전달하지만, 다시 모여 살고픈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한 채, 쓸쓸하게 죽음을 맞이한다. 2013년 5월- 90세가 넘은 이중섭의 아내가 휠체어를 타고 여행에 나섰다...

패터슨 Paterson, 2016

주인공 '패터슨'씨는 크게 사는 낙이 없어보이기도 하고,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하게 잘 사는 것 같기도 하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에 별 불만도 없고, 뭔가 새로운 것을 구태여 시도하려고도 않는 것 같다.월요일, 화요일, 수요일....정확한 시간에 일어나 늘 같은 패턴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시를 쓰고, 버스 승객의 잡담에 귀기울이고, 개를 산책시키고, 바에서 혼자 맥주를 마신다.아내를 무척 사랑하는 것 같지만, 또 그녀와는 상당히 피상적인 관계인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받은 인상은 일면 어딘가 뚱해 보이는 '패터슨'씨의 표정때문에 생긴 오해일지도 모르겠다.어쩌면 매일 큰 탈 없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패터슨'씨는 누구보다도 행복한 사람일지도. 당연한듯 누리던 일상의 사소한 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

퐁네프의 연인들 Les Amants Du Pont-Neuf, 1991

퐁네프의 연인들파리 센느강의 아홉 번째 다리 퐁네프. 사랑을 잃고 거리를 방황하며 그림을 그리는 여자 ‘미셸’, 폐쇄된 퐁네프 다리 위에서 처음 만난 그녀가 삶의 전부인 남자 ‘알렉스’. 마치 내일이 없는 듯 열정적이고 치열하게 사랑한 두 사람. 한 때 서로가 전부였던 그들은 3년 뒤, 크리스마스에 퐁네프의 다리에서 재회하기로 하는데...평점8.6 (1992.04.18 개봉)감독레오 카락스출연줄리엣 비노쉬, 드니 라방, 클라우스 미카엘 그뤼버, 에디스 스콥, 조르주 아페르기스, 다니엘 부아인, 마리온 스탈렌스, 크리찬 라르송, 미쉘 반데스테인, 알랭 다한 떠나간 상대를 쫓아 미친듯이 뛰어 나가고, 잡히지 않는 빛을 지우기라도 하듯, 캄캄한 어둠을 향해 불을 토해낸다.  도시의 반짝이는 야경과 달콤한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