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lta 12

잠깐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 Van Gogh Museum

1. 돌아가는 비행기가 이른 아침 비행기라 아직 해가 뜨지 않은 시각에 발레타를 떠나 공항에 도착. 했으나....바람이 불어 비행기가 지연되었다. 그럼 느긋하게 라떼에 크로와상이나 먹으며 느긋하게 기다리지뭐 하려는 찰나....다시 비행기가 뜬다네. 이런. 허겁지겁 라떼 한 컵을 원샷하고 암스테르담행 비행기에 오른다. 안녕. Malta~ 2. I amsterdam :-) 암스테르담에서 다음 비행 시간까지 반나절 정도 여유가 있어 어디를 가볼까 고민하다가 딱 한 군데, 반 고흐 미술관에 들러보기로 했다. 암스테르담은 처음이라 가보고 싶은 곳이 많지만 그래도 딱 한 군데만 선택한다면 역시 나는 반 고흐 미술관. 스키폴 Schiphol 공항에서 미술관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서 이제는 다소 밋밋해 보이는 서유럽의 ..

발레타 Valletta, 몰타 Malta - 여행 마무리 Upper Barrakka Gardens II

1. 발레타에서의 마지막 저녁 무렵. Upper Barrakka Gardens에서 남은 시간을 보낸다. 여기는 언제나처럼 편안하고, 사람들은 여유롭다. 2. 며칠동안 정박해 있던 거대한 크루즈선도 오늘이 마지막인 모양이다. 승객들이 하나 둘 크루즈로 오르고 선원들도 분주하게 출항준비를 한다. 이렇게 거대한 크루즈선을 가까이 보기가 쉽지 않은데 재밌는 구경거리다. 승객들을 모두 올리고, 다음 출항을 위한 부재들도 싣고, 준비시간이 상당히 길다. 어스름이 내려앉아 간간이 등이 켜질 무렵까지 출항준비는 계속된다. 3. 한참이 지나고서야 마침내 밧줄을 풀고 스크루가 세차게 물보라를 일으키니 거대한 선체가 천천히 움직인다. 빙판 위에서 조용히 미끄러지는 것처럼 부드럽게 부드럽게. 천천히 움직이는 거대한 크루즈선은..

발레타 Valletta, 몰타 Malta - 숨겨진 석양

1. 골목이 점점 익숙해져 더 깊숙이 들어가 보기로 했다. 고양이가 차 밑에서 사람들을 훔쳐보는 한적한 길을 걷다 보면 미로처럼 꺾이고 꺾일 때 마다 골목의 숨겨진 모습이 드러난다. 2. 이정표 대신 방향을 가리키는 성상의 손짓을 따라가다보면 발레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건축물 중 하나인 Madonna tal-Karmnu basilica를 볼 수 있다. 골목 위 하늘로 솟아오른 거대한 돔의 일부만 보았을 뿐인데 굉장히 압도적이다. 그러고보니 '론리플래닛 몰타 Lonely planet Malta' 표지 사진이 바로 이 바실리카이다. 의외로 사람들에게 유명하지 않은지, 아니면 대로에서 몇 블럭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예배 의자에 편안히 앉아 시간을 천천히 흘려보내기 좋은 곳. 3. 다시..

마샬슬로크 Marsaxlokk, 몰타 Malta - 이토록 파랑

1. 뭐랄까...알록달록한 작은 배들이 공기 중에 무수히 둥둥 떠있는 것 같다. 하늘과 바다가 같은 색이라, 마치 신기루처럼 이 많은 배들이 하늘 어디쯤에 매달려 있는 듯 하다. 마샬슬로크 Marsaxlokk의 첫인상은 굉장히 이국적이다. 적당히 시야가 탁트인 아담한 어촌 마을인데 펄럭이는 야자잎과 어선들마다 칠해진 아프리카풍의 선명한 노란색이 마치 유럽이 아닌 북아프리카 어느 해안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2. 일요일마다 어시장이 열린다는데 오늘은 평일이라 한산하다. 동네 어르신은 한쪽에서 낚시로 잡은 물고기 손질을 하고 있고, 오전이라 아직 관광객도 많지 않다. 그래도 작은 시장이 열려 이런저런 소소한 구경거리는 된다. 바람에 나풀거리는 커다란 천조각들도 왠지 마음에 들고, 뭐에 쓰는지 모르겠지만 ..

발레타 Valletta, 몰타 Malta - 카페 코르디나와 St. John's Co-Cathedral

1. 다시 발레타의 아침은 활기차다. 사람들은 어제와 같고 거리는 쨍한 하늘만큼 더 밝아졌다. 여행 3일째. 호텔 근처 골목길이 한 결 익숙하다. 2. 1837년에 문을 연 카페 코르디나 Caffe Cordina. 리퍼블릭 광장 Republic Square 맞은편에 있는 멋스런 카페다. 발레타 명소로 사람들이 한 번 쯤 멈춰서는 곳이라 사람들이 늘 북적거린다. 간단한 아침 메뉴도 있고 저녁 7시쯤까지 영업하는 듯 하다. 내부엔 커다란 바가 있어 간단히 서서 먹고 갈 수도 있고, 테이블에 앉아 시간을 보내다 갈 수도 있다. 3. 카페에 들어가 아담한 테이블에 자리잡고 라떼랑 말티즈 파스티치 Maltese Pastizzi를 주문했다. 파스티치....우리가 흔히 아는 일종의 페스트리인데 몰타 사람들이 많이 먹..

임디나 Mdina, 몰타 Malta - 세련된 귀족 도시

1. 날씨가 아주 쨍하다. 발레타 시티 게이트 아래 종합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그렇게 오래지 않아 임디나까지 갈 수 있다. 도심을 벗어나 조금 탁트인 풍경이 보이는가 싶더니, 저 멀리 조금 높은 대지에 솟아오른 성채가 멀리서 보이기 시작한다. 몰타섬 거의 한 가운데 있는 임디나는 발레타로 수도가 이전되기 전까지 오랫동안 몰타의 수도였다. 2. 보기에도 정말 튼튼하고 우람한 성채 입구까지 깊은 해자를 가로질러 돌다리가 뻗어있다. 햇살이 반사되어 그런지 성벽이 유난히 밝게 빛나 노란 라임스톤이 오히려 하얗게 보인다. 임디나도 성채 안은 걷기 좋은 골목이 많다. 발레타의 골목과 또 분위기가 달라서 이곳은 굉장히 매끈하고 세련된 분위기가 있다. 예전 수도일 때부터 귀족들이 모여살던 곳이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

발레타 Valletta, 몰타 Malta - 저녁과 밤 사이 I

1. 구름이 껴 낮동안 쨍한 하늘을 볼 수는 없었는데, 덕분에 해질무렵이 되니 발그스름한 구름이 하늘에 껴있다. 바람도 선선해 걷기 좋은 시간. 2. 그랜드 하버가 내려다 보이는 목 좋은 벤치에 앉아 다들 저물어가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낮에는 밝은 모래색이었던 라임스톤도 저녁무렵엔 노을 빛을 받아 옅은 핑크색으로 변한다. 그러다가 할로겐등이 하나 둘 켜지면 이번엔 따뜻한 노란색으로 바뀌고, 파도도 없는 그랜드 하버 위로 그 불빛이 반사되어 모든 곳을 밝게 채운다. 3. 관광객이 빠져나가고 가게가 문을 닫은 저녁무렵, 발레타의 골목은 유난히 한산해 보인다. 아주 오래된 도시와 골목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적막이 있다. 완전히 어두워지기전 늦은 저녁하늘이 왠지 낮보다 더 파랗게 보인다.

비토리오사 Vittoriosa, 몰타 Malta - 세 개의 도시

1. 페리도 있지만 몰타 전통 나룻배를 타고도 그랜드 하버Grand Harbor를 건너갈 수 있다. 서너명이 탈 수 있는 작은 배라 호기심에 승선. 편도 2유로면 5분만에 '쓰리 시티즈Three Cities'까지 건너갈 수 있다. 수면을 낮게 스치듯 달리는 기분이 제법 시원하다. 비토리오사Vittoriosa, 센글리아Senglea, 코스피쿠아Cospicua. 발레타를 마주 보고 있는 세 개의 도시. 원래는 서로서로 떨어져 있었는데 도시 규모가 커지면서 자연스레 경계가 붙어버렸다. 2. 발레타와 비슷하면서도 또 분위기가 다르다. 아무래도 발레타는 관공서도 몰려있고 관광지 분위기가 다분한데 비토리오사의 골목은 좀 더 차분하고 간결해 보인다. 크게 시끌벅적하지도 않고, 한결 잘 정돈된 주택가 느낌이랄까. 3...

발레타 Valletta, 몰타 Malta - Upper Barrakka Gardens I

1. Upper Barrakka Gardens으로 들어서면 아주 크진 않은 적당한 크기의 분수대와, 그늘을 드리운 나무와, 키작은 꽃이 어우러진 아담한 정원을 마주하게 된다. 그곳에는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과 느릿느릿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세상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공원 한켠 카페 테이블 위에서 고양이가 무심한듯 한가롭게 낮잠도 자고, 벤치에 앉아 재잘거리는 꼬마들 앞으로 비둘기떼가 부산스럽게 돌아다닌다. 2. 그랜드 하버Grand Harbor와 세인트 안젤로 요새Fort St. Angelo가 굽어보이는 이 풍경은 예쁘기도 하고 꽤나 신비스럽다. 콘크리트 건물 색에 익숙한 내 눈에 비춰진 라임스톤 빛깔의 쓰리 씨티즈Three Cities의 모습은 뭔가 묘하다. 특별한 지붕색이 없어서인지 도시 전..

발레타 Valletta, 몰타 Malta - 걸어볼까 II

1. 이집트 피라미드보다, 영국 스톤헨지보다 오래된 거대 석조 유적이 몰타에 있다는 사실. 지중해 거의 정중앙에 위치한 몰타섬에 사람들이 거주한 시기는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당한 수준의 고대 거석 문화가 몰타에 형성되었고, 그 뒤로 가톨릭과 이슬람 문화가 교차하면서 몰타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다. 성 요한 기사단이 유럽 가톨릭 세계를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지켜내던 최전선이 몰타였다. 나폴레옹이 한동안 영향력을 행사했었고, 이후 영국의 식민지를 거쳐 2차대전 후 독립에 이르렀다. 몰타 국립 인류학 박물관에서. 2. 월요일 이른 아침부터 말쑥한 정장을 입고 출근하는 사람들과 크루즈선을 타고 단체관광 오신 어르신들, 그리고 어김없이 관광객을 맞이하는 노점상들이 거리를 한껏 생기있게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