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발레타의 벽은 밝은 모래색 라임스톤이 아주 오래된 세월을 입고 서있다.
반듯반듯 잘짜여진 대로 사이에 오밀조밀한 골목 모퉁이를 지날 때 마다
유럽의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기묘한 풍경이 펼쳐진다.
고풍스러운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골목.
부드러운 곡선을 만들며 소실점까지 쭉 뻗어있는 구시가의 모습은 원근감을 그대로 드러내며 독특한 풍광을 만들어낸다.
2.
지리적 특성상 이슬람 문화도 수용한 몰타에는 건물마다 발코니가 만들어져 있는데,
폐쇄적인 이슬람 문화 특성상 부녀자들이 바깥으로 나가지 않고 외부와 소통하기 위해서였다.
발코니에서 바구니를 내려 물건을 사기도 하고, 지나가는 행인과 얘기도 하고.
집집마다 발코니 모양도 제각기 달라 마치 하나하나가 갤러리에 걸린 작품같기도 하다.
3.
예전에 발레타에는 각 모퉁이마다 성인들을 모셔놓는 법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골목을 돌아 모퉁이를 지나다보면 늘 성인들의 흉상이나 마리아가 서 있다.
4.
일요일 발레타 구시가지는 의외로 한산하다.
대부분의 상점과 레스토랑이 영업을 하지 않기때문에 작은 골목안은 사람의 발길이 뜸한 경우가 많다.
이리저리 한산한 골목길을 걷다보면 길고양이와 마주치기도 하고,
여느 가정집들의 소소한 집안 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5.
큰 길을 걷다가 그나마 사람들이 모여있는 광장이 나오면 잠시 노천 카페에 앉아 사람구경을 하면 된다.
여긴 특별히 목적없이 그냥 여기저기 걸어도 좋은 곳이다.
그냥 아무생각없이 걸어보면 좋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