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몽골 여행기와 달리 깊이 있고 진한 유목민의 삶이 담겨있어 흥미롭고도 진정성이 느껴지는 글이다.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여러 질문에 대해 늘 초원을 떠도는 유목민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생의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같이 유교적 관습에 젖어 고향땅에 뼈를 묻는 농경 정주민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놓치거나 생각지 못한
늘 이동하며, 외롭고, 사람이 그립고, 시간을 쌓아두지 않고 흘려보내는 유목민이 생각하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
때론 거칠고 투박해 보이지만 유목민들의 삶은 그 어느 종교 경구보다도 커다란 울림을 주는 깨달음에 기인하는 듯하다.
'부재의 감정을 알게 되면 소중한 사람을 곁에 두겠다는 욕심이 사라지기도 한다.
그 아픔을 알기에, 죽을힘을 다해도 빠져나올 수 없는 무력감을 알기에,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아서 사랑하는 만큼 놓아버린다.
소중한 추억일수록 바람 속으로 떠나보내는 것이다...'
몽골에 가본 적은 없지만 그 누구보다 먼저, 요즘 부쩍 사람들이 몽골에 대한 관심이 있기 전부터, 몽골에 가보고 싶었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나라와 북방민족의 문화적 연관성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나 역시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밤이면 그 위로 무수히 쏟아지는 별들에 알 수 없이 이끌릴 때가 있다.
얼마나 황홀하고 얼마나 벅차며 또 얼마나 외로울까.
부디 앞으로도 오래오래 이 유목민들이 몽골의 초원에서 말을 달리고, 양을 치고, 사람을 그리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몽골 초원은 어디나 자연뿐이다.
인적이 없고, 죽어서도 무덤을 남기지 않는 유목민의 초원에서
어워는 인간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건축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워는 고독한 인간에게 알려준다. 너는 인간이다. 이웃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