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읽은 얘기/책 BOOK

나의 한국현대사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2014

제이우드 || 2023. 3. 19. 10:28
 
나의 한국현대사
『나의 한국 현대사: 1959-2014,55년의 기록』은 자신을 프티부르주아 리버럴이라 부르는 유시민이 대중의 '욕망'이라는 키워드로 들여다 본 한국 현대사 55년의 기록이다. 저자가 출생한 1959년 이후부터 현재까지 현대사의 주요 역사적 사건들을 큰 줄기로 삼고 자신의 체험을 잔가지로 이어, 보고, 듣고, 겪고, 느낀 사건들을 엮었다. 저자는 냉정한 관찰자가 아니라 번민하는 당사자로서, 이 시대를 함께 살아온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우리의 현재사, 당대사를 살펴본다. 전작 《거꾸로 읽는 세계사》, 《내 머리로 생각하는 역사 이야기》 등을 통해 대중역사서를 집필한 경험과 직업 정치인의 경험을 살려 우리 현대사를 저자 특유의 속도감 넘치는 필력으로 풀어 생생하게 들려준다. 더불어, 이미 일어난 역사적 사실 자체가 달라질 수는 없지만 같은 역사적 사실을 어떤 시각과 기준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역사인식의 층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끊임없는 역사논쟁이 되풀이 된다고 이야기하며 충분한 대화와 소통으로 그 간격을 줄여나가고자 했다. 이 책은 이승만 대통령 시절의 부��� 선거와 4.19혁명으로 인한 하야, 곧이어 일어난 5.16 군사쿠데타와 18년의 군사독재, 산업화를 이루기 위한 경제성장, 전두환 정권과 5.18 광주민중항쟁, 1970년대 반독재투쟁, 1980년대 민주화투쟁,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대북정책 등 굵직한 정치적 이슈와 함께 일상사, 문화사 등 주요 역사적 사실들이 담겨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선별한 보건, 위생문제와 복지문제에 대한 견해, 텔레비전이 처음 등장했던 일화, 기생충문제와 채변봉투, 계엄군에 체포된 이야기 등 어릴적 자신의 이야기를 함께 버무려 우리 세대가 살았던 역사를 돌아보았다.
저자
유시민
출판
돌베개
출판일
2014.07.10

 

나의 상식과 경험에 비추어 이해할 수 없는 뉴스를 접하다 보면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이전의 대한민국은 어땠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점점 더 사실이 궁금해지고, 몰랐던 이면이 들춰질수록 현재의 대상이 달리보이게 된다.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사건들은 비교적 현재와 가까운 과거의 이야기이다.

지금 대한민국 주류 기성세대에게는 본인들이 직접 대부분 겪었고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이며,

그 아래 세대들에게는 어느 시점부터 경험한 현재진형행 이야기이다.

 

이 책은 유시민 작가의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우리나라 현대사의 큰 부분을 짚어내고 있다.

불과 반세기 가량을 다루고 있지만 지금의 30-40대 청장년층 대다수도 어렴풋이 알거나 아예 몰랐던 이야기가 많다고 본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각 세대마다 겪어온 정치 사회적 문제가 급변했다는 반증일 것이다. 

부모님이나 선배들이 차분하고 적나라하게 알려주지 않았던 우리의 가까웠던 숨은 과거사를 살펴보는데 좋은 길잡이가 되는 책이다.

 

저자가 합리적이고 나름 객관적인 시선으로 이야기를 전해주는 듯 하나, 

개인의 경험과 생각을 바탕으로한 현대사이므로, 읽는 사람이 뒤로 한 발 물러나서 이야기를 따라가면 좋을 것 같다.

저자 또한 이미 기성세대이고, 본인이 살아온 시대 정신에 묶여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비정치적 30대 후반이나 우리나라의 주요 현대사에는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고 나름 생각해 왔었는데

책에서 접한 실상은 여러모로 놀라운 점이 많았다. 그만큼 많은 진실들이 은폐되고 왜곡됐던 것이다.

한 살이라도 어린 청장년층이 이 책을 읽고 불과 몇 십년 전의 우리나라 민낯을 똑똑히 알았으면 좋겠고,

지금 우리가 누리는 현실조차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는지 섬뜩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현실과 사회 문제에 조금이나마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우리나라에서 지난 2-3년간 벌어진 굵직한 사건들은 

국민의 무관심이 초례한 역사적 비극과 국민의 비판과 참여가 만들어낸 놀라운 변화를 동시에 보여줬다.

전례없는 혼란 속에서 내가 생각하기에 그래도 우리가 얻은 가장 값진 교훈은 

현재 우리 사회의 수준은 변명할 여지없이 전적으로 그 구성원인 우리들의 수준을 반영한 것이며,

우리 의식이 어느 정도 깨어있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우리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중의 무관심과 기권이 결코 우리가 당면한 여러 부조리와 부당함에 대한 면책사유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뼈저리게 깨달았을 것이다.

진실은 일부러 찾지 않으면 우리가 모르는 어느 깊숙한 곳에 숨어있다.

참여하고 목소리를 내어 누군가 듣도록 해야 사회는 발전하는 것 같다.  

 

(written in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