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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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읽은 얘기/영화 28

호우시절 好雨時節, A Good Rain Knows, 2009

살다보면 어쩌다 정말 뜻하지 않게 내가 전혀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오래전 가슴 한 켠에 머물러 있던 그 사람과 마주칠 수도 있겠지요......  지난 추억을 곱씹으며 나누는 눈빛에서 왠지 모를 미안함과 애뜻함이 잔잔히 배어나올 겁니다.함께하지 못한 그 동안의 시간이 야속하고 함께했던 그 시절이 먹먹하게 그리워질 수도 있겠지요....  표현하기엔 서로 마냥 어렸을 수도 있고 나와 그 사람의 감정이 그때는 서로 어긋나 있었을 수도 있고 그냥 용기가 없어서 자신이 없어서 아니면 행여 남은 인연의 끈마저 잃을까 두렵고 무서워서  그때 그 사람을 붙잡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  너무 자책하고 괴로워하지 마세요.그 사람의 아픔과 슬픔을 알지 못한 채 혼자 행복했던 순간들을 너무 미안해하지 않아도 됩니다.내가 ..

화양연화, 2000: 홍콩영화에 대한 향수

왕가위 감독의 2000년 작품 '화양연화(花樣年華)'.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꽃같은 시절'이라는 이 영화 제목의 뜻을 오늘에야 처음 알았다. 워낙 유명세를 탔던 영화라 너무 기대해서 그런지 생각만큼 짠한 느낌은 없지만, 좋은 영화인건 분명한 것 같다. 벌써 20년이나 된 영화이고 남들 다 보고나서 뒤늦게 '뒷북 감상'을 늘어놓으면 식상하기만 할 뿐, 작품에 대한 이야기보다 홍콩영화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향수에 대해 몇자 끄적거려 봐야겠다. 홍콩 느와르가 전성이던 80년대 시절은 아직 철없던 꼬맹이였던 때라 주윤발 아저씨가 썬그라스 끼고 쌍권총을 난사하던 장면에 별로 감흥이 없었다. 주윤발 아저씨가 '사랑해요 밀키스~'를 외치던 때가 그때였는지 모르겠다. 사실 홍콩 액션에 열광하던 팬의 입장은 아니고 ..

Before sunset......Before sunrise 9년 후

비포 선셋 오랜만이야, 사랑! 비엔나에서의 꿈같은 하루, 6개월 후의 어긋난 약속… 그리고 9년이 지난 오늘, 파리에서 다시 마주한 제시와 셀린느. 서로 같지만 다른 기억을 간직해 온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기류가 감돈다. “그날 당신이 내 모든 것을 가져가 버린 것 같아” 그렇게 그 간의 진심을 서로에게 털어놓는 사이, 해는 저물고, 또다시 헤어짐의 순간이 다가오는데… 처음보다 짙은 그들의 두 번째 사랑, 우리는 반드시 지금을 기억하게 될 거야. 평점 8.6 (2004.10.22 개봉)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 출연 에단 호크, 줄리 델피, 베르농 도브체프, 루이즈 르모이네 토레스, 로돌프 파울리, 마리안느 플라스테그, 디아볼로, 데니스 에브라드, 알베르 델피, 마리 필레 몇 번을 벼르고 벼르다가 오늘에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ジョゼと虎と魚たち, Josee, The Tiger And The Fish, 2003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름이 뭐야?" "조제." 심야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츠네오는 손님들로부터 할머니가 끌고 다니는 수상한 유모차에 대해 듣게 된다. 어느 날, 소문으로만 듣던 그 유모차와 우연히 마주치게 되고 조제라는 이름의 한 여자를 알게 된다. "좋아하는 남자가 생기면 보고 싶었어." 강렬했던 첫 만남 이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호랑이, 물고기 그리고 바다를 보고 싶었다던 조제. 그런 그녀의 순수함에 끌린 츠네오의 마음에는 특별한 감정이 피어난다.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다시 고독해지고.. 모든 게 다 그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뜨거운 감정을 나누는 날들도 잠시, 츠네오와 조제는 이 사랑의 끝을 예감하게 되는데... 평점 8.7 (2004.10.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