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세계적인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가 수행한 '교도소 실험(Stanford Prison Experiment)'을 영화화한 것으로
2001년 독일판 'Das Experiment'를 리메이크한 2010년 헐리우드 판 작품.
실제 Stanford에서 수행한 이 실험은 당시 인간 본성에 대한 충격적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사람이 무슨 '옷'을 입고 있느냐에 따라 그 '행동'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놀라운 이야기.
우리가 흔히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라고 하는데,
이는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의 성격 또는 집단 내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따라
그 사람의 행동이 '의미있게 변화'하는 것을 뜻한다.
심리학에서 '루시퍼 이펙트(Lucifer Effect)'라고 부르는 이 현상은 집단체제 속에서 찾아보기 쉽다.
온순한 성격의 점잖은 사람도 군대 가서 빨간 조교모자를 쓰면 180도 다른 '악마조교'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있고,
보통의 성실한 노동자도 거대 노조 시위에서 과격한 행동을 할 때가 있다.
특히 전쟁 중 병사들이 저지르는 집단 만행과 같은 경우 '인간의 이성'에 대한 회의적인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흔히 '집단광기' 또는 '집단객기'라고 하는 이러한 행동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어떻게 선량한 사람이 한 집단 내에서 완전히 상반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루시퍼 이펙트'는 선과 악에 대한 개념뿐만 아니라 인간 본성에 대한 심대한 논의를 제공한다.
선과 악을 만들어내는 인간의 본성 또는 의지의 취약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일련의 결과들은
'인간성'에 대한 치부를 우리에게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루시퍼 이펙트'는 심리학 용어이지 '정신질환'을 뜻하는 용어는 아니다.
하지만 '루시퍼 이펙트'에 의한 행동은 그 행동을 취한 당사자뿐만 아니라 상대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와 같은 심대한 정신적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앞서 예로 제시한 전쟁 상황의 경우처럼 가해를 당한 피해자의 고통이야 이루 말할 수 없고,
집단 광기에 휘둘려 포로나 민간인을 가해한 병사들 역시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아야 한다.
'정신질환'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는 '루시퍼 이펙트'에 의한 불편한 경험을 한 두 번쯤 겪어 봤을 것이다.
때로는 본의 아닌 가해자였을 수도 있고, 아니면 생각만 해도 불쾌한 피해자였을 수도 있다.
영화에서 '피실험자'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잣대는 실험 설계자들의 '빨간 경광등'이었다.
'빨간 경광등'이 울리지 않는 한 '피실험자'들의 행동은 정당화되었고 실험은 점점 과격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빨간 경광등',
우리의 '빨간 경광등'을 깨부수고 인간성을 보존하지 못한다면,
케이지 안에서 빨간 불빛에 반응하는 '실험용 쥐'와 '인간'이 다를 바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