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 스포츠 경기 중 미국인들의 가장 열렬한 응원을 받는 종목은 단연 미식축구입니다.
거칠고, 역동적인 경기 스타일이 와일드한 미국인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들을 많이 갖고 있지요.
던지고, 들이받고, 넘어지고, 달리고, 차고...
육중한 몸과 몸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충돌을 보면 그 파괴력에 빠져들게 마련입니다.
'워싱턴 레드 스킨스 vs 필라델피아 이글스' 경기가 있었습니다.
워싱턴은 언제나 약체로 평가받는 팀이고 필라델피아도 아주 강팀은 아니라 주목받는 경기는 아니었습니다만
요즘 상승세인 필라델피아 입장에서는 중요한 경기입니다.
그래서인지 워싱턴 홈 경기인데도 녹색 유니폼을 입은 필라델피아 팬들이 경기장을 더 많이 찾아온 것 같네요.
킥오프를 하고 선수들이 상대 진영으로 우르르 달려가는 모습은 정말 장관입니다.
푸른 들판 위를 돌진하는 들소떼같이 거침없는 동작 하나하나가 어마어마하지요.
저런 덩치들과 부딪쳤다가는 정말 성한 곳이 없겠다 싶은 쓸데없는 걱정이 저절로 듭니다.
드넓은 필드 위를 육중하게 달리는 선수들만 봐도 뭔가 속이 뻥 뚫리는 기분입니다.
사실 경기 규칙을 다 알진 못하는데, 기본적인 것만 알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4번 공격에 10야드 전진. 4번 공격에 경기장에 그어진 두 줄을 전진해야 하지요.
그래서 늘 4번 공격 중 몇 번째 공격이고 10야드 전진을 위해 앞으로 몇 야드 더 가야하는지 표시됩니다.
예를 들어 '2nd & 5'라고 표시되어 있으면, 두 번째 공격이고 5야드를 더 가야한다라는 뜻이지요.
점수는 터치다운하면 6점. 추가 보너스 킥으로 성공하면 1점.
그냥 필드에서 골대로 킥해서 성공하면 3점.
경기를 즐기기에는 이정도만 알면 충분할 듯 싶습니다.
몇 십야드 터치다운이 나오니 온 경기장이 열광의 도가니입니다.
고래고래 소리도 지르고 다른 팬들과 허세 섞인 농담도 주고 받으며,
흔한 아저씨들의 온갖 말장난이 무르익는 아주 후끈한 분위기 입니다.
홈런 하나 치면 조용히 박수나 치는 야구장의 분위기와는 사뭇달라 이 또한 재밌습니다.
아마 대부분 이렇게 스트레스 풀러 경기장에 찾아오는게 아닐까 싶네요.
미식축구는 겨울철 야외 경기라 따뜻하게 껴입고 가야합니다.
하프 타임에 바베큐도 사먹으면서
한 번쯤 직관해보는 것도 좋을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