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Science/AD PD

알츠하이머병 연관 유전자 변이: Paisa vs. Christchurch

제이우드 || 2024. 7. 18. 12:49

알츠하이머병(AD)은 다면적인 유전적 배경에서 기인하는 복잡한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지금까지 AD와 관련된 여러 돌연변이가 발견되었는데, 그중 'Paisa'와 'Christchurch' 돌연변이로 알려진 두 가지 유전자 변이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다. 

Paisa 돌연변이

Francisco Lopera, director of the Neuroscience Group of Antioquia University in Medellín, Colombia

Paisa 돌연변이는 콜롬비아 안티오키아 대학의 '프란시스코 로페라 Francisco Lopera' 교수가 안티오카 주의 Yarumal 지역에서 PSEN1 E280A 돌연변이가 있는 친족 집단을 30여 년간 추적하면서 알려졌다. 이 지역 사람들이 자신들을 Paisa로 부르기에 해당 돌연변이도 Paisa 돌연변이로 알려졌다.

이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은 대략 44세 전후로 경도인지장애 MCI, mild cognitive impairment가 나타나고, 49세 전후로 치매 dementia 증상이 나타난다. 이 돌연변이는 AD에 대해 완전한 침투력 complete penetrance을 보여 이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은 생애 중반 이후 어느 시점에는 결국 AD가 발병하게 된다.

 

Yarumal is based in the Antioquia area of Colombia. People from this area call themselves 'paisa', meaning countrymen, and the mutation which causes Alzheimer's has come to be known as the 'paisa' mutation

 

어떻게 AD에 대해 완전한 침투력을 보이는 특정 돌연변이가 해당 지역 인구집단에 널리 퍼지게 되었을까? 아마도 평균 수명이 지금보다 훨씬 짧았던 과거에는 Paisa 돌연변이를 가진 사람이 지역 풍토병에 더 강한 면역력을 가져 생존에 유리했을 것이다. 흥미롭게도 실제로 몇몇 연구에서 Paisa 돌연변이와 면역시스템의 상관관계가 알려지기도 했다. 

 

Christchurch 돌연변이

APOE R154S Christchurch 돌연변이는 1987년 뉴질랜드 Christchurch에 살던 43세 고지혈증 남자 환자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하지만 Christchurch 돌연변이가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 2019년 Paisa 돌연변이를 가진 한 여성에게서 Christchurch 돌연변이가 발견된 이후였다.

 

콜롬비아 안티오카 대학과 미국 연구진들이 Pasisa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1,200명의 그룹을 연구하던 중 한 명의 특이한 케이스가 확인되었다. Aliria라고 하는 이 여성은 Paisa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었지만, 특이하게도 70대가 될 때까지 약간의 단기 기억 상실 이외에 심각한 AD 증상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녀의 뇌를 PET을 통해 분석했을 때, AD 마커인 Aβ plaque은 마치 AD 환자처럼 뇌 전반에 Aβ plaque 침착이 두드러졌는데, AD 발병 인자인 Tau tangle 은 전두엽이나 해마에 나타나지 않았고 후두부 지역에 주로 관찰되었다. 뇌 활성을 나타내는 글루코스 대사율도 인지기능을 관장하는 전두엽에서 높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여성이 AD에 저항성을 갖는 이유를 찾으려 했고 Whole Exome Sequencing을 통해 그녀가 APOE3 R154S Christchurch 돌연변이를 2 copies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APOE는 lipoprotein의 생성과 변환, 수송 등에 관여하여 lipid metabolism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APOE와 HSPG (heparan sulfate proteoglycans)의 결합이  침착과 세포 밖 Tau를 받아들이는데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Christchurch 돌연변이로 APOE3와 HSPG 결합이 저해되어 Aβ plaque와 Tau spreading이 감소하고, 그로 인한 염증 반응 또한 줄어들어 AD에 저항성을 갖게 된 것이라 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Aliria는 AD가 아니라 Melanoma로 지난 2022년 77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마지막 일주일 동안에도 가족들과 농담을 주고받을 만큼 인지기능에 문제가 없었다. 이미 AD 연구 분야에서 유명인사였던 만큼, 그녀의 가족들 또한 그녀의 죽음이 임상 연구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사실을 알고 사후 그녀의 뇌를 연구에 기증하였다.

 

뉴욕 타임즈는 Aliria의 이런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그녀는 생전에 AD를 규정하였고, 사후에는 직접 보여주었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