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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 AD 치료제 개발 현황과 전망

제이우드 || 2023. 12. 15. 15:45

Aβ는 amyloid precursor protein (APP)가 β-secretase와 γ-secretase complexe에 의해 순차적으로 잘리면서 생성되는데,  Aβ가 아밀로이드성으로 뭉치게 되면 synaptic dysfunction, tau tangle 형성, 신경 손실 등이 발생한다. 뇌에서 Aβ가 축적되는 현상은 AD 발병 초기에 중요하게 관찰되기 때문에, Aβ가 축적되는 정도로 AD를 진단하고 Aβ를 치료표적으로 생각해 왔다. 

AD 치료제 개발 현황

현재 AD 치료제 개발은 면역치료 (immunotherapy) 방면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미 Aducanumab (Aduhelm)과 Lecanemab (Leqembi)이 AD 면역치료제로 승인받은 바 있고, 2016-2022년 사이 면역치료제 후보물질은 다수가 AD 임상 3상까지 진행되고 있지만, 화합물 후보물질은 같은 기간 AD 임상 3상까지 진입한 예가 거의 없다. 

Amyloid-β oligomerization monitored by single-molecule stepwise photobleaching (PMID: 32544592)

AD 연구에서 화합물 기반 약물 개발이 힘든 이유는 AD의 표적 단백질인 Aβ의 oligomer, fibrils, plaques의 단백질 구조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pathological Aβ aggregates는 구성 aggregates가 균질 (homogenous) 하지 않고 이원적 (heterogenous)이라 단백질 구조 정보를 기반으로 약물을 개발하는 일반적인 방법을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기존 AD 치료 화합물 후보물질은 Aβ를 직접 표적으로 하지 않고 대부분  β-secretase, γ-secretase complexe, RAGE를 저해하여 Aβ 생성 자체를 저해하는 작용기전을 따르고 있다. 항체 약물을 개발할 때에는 표적 단백질의 구조 정보가 절대적이지 않고, 표적 단백질에 대한 특이성 (specificity)을 확보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기 때문에, 항체를 이용한 AD 치료제 개발이 기존 화합물 치료제 개발보다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항체를 통한 AD 면역치료제의 한계 역시 분명하다.

면역치료제의 단점

일단 항체를 이용한 치료에도 여전히 부작용이 나타난다. Aducanumab보다는 개선되었지만 Lecanemab 역시 10% 환자에서 ARIA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CNS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은 BBB통과를 위해 분자량이 작아야 유리한데, 항체와 같은 거대 분자 화합물은 BBB 투과율이 낮다. 때문에 충분한 효능을 위해 다량의 항체를 처리하게 되면 과도한 염증 반응이 발생해 ARIA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난다. 또한 항체는 세포막을 뚫고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인산화된 타우 단백질 (phospho-Tau)과 같이 세포질 내 AD의 다른 표적 단백질에 적용할 수 없는 한계도 있다. 항체 약물의 현실적인 문제도 존재한다. 항체 약물의 경우 생산비용이 높기 때문에 약가 또한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현재 미국 일본에 출시된 Leqembi의 경우 미국에서는 연간 2만 6500달러, 일본에서는 298만 엔 정도 약가를 예상하고 있다. 이는 보험 지급이 승인되지 않을 경우 경제적으로 상당히 부담스러운 비용이다.

Lecanemab (Leqembi)

화합물 치료제의 장점

CNS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은 BBB통과를 위해 분자량이 작아야 유리한데, 항체와 같은 거대 분자 화합물은 BBB 투과율이 낮지만 저분자 화합물은 화학 구조를 조절하여 brain-to-plasma ratio (BP ratio)를 0.3-0.5로 맞출 수 있다 (보통 0.1 미만은 BBB 통과가 어렵다고 간주한다). 또한 화합물은 면역치료제 보다 구조적으로 안정하기 때문에, 다양한 온도, 습도, 산성도에서도 보관이 용이하다. 경제적으로는 생산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노년층이 장기간 처방받아도 부담이 적을 수 있다. 항체를 이용한 면역치료는 대부분 주사형식으로 처치되기 때문에 환자가 정기적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반면, 화합물은 경구 투여가 가능하기 때문에 고령의 환자에 처방하기 훨씬 용이하다. 항체를 이용한 면역치료제가 등장하였지만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로 화합물 치료제 개발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Failure, Success, and Future Direction of Alzheimer Drugs Targeting Amyloid-β Cascade: Pros and Cons of Chemical and Biological Modalities (PMID: 37497809)

AD 화합물 치료제 개발 방향

이러한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AD 화합물 치료제를 찾고자 하는 노력은 그동안 임상 단계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현재 치매 환자에게 가장 많이 처방되고 있는 donepezil (Aricept) 계열의 화합물은 acetylcholinesterase inhibitor로서 질병 치료제 (disease-modifying drugs)가 아니라 증상 완화제이다. 치매 환자의 인지와 기억 향상에 효과가 있기 때문에 처방하지만 AD의 근본 병인을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통증이 있으면 진통제를 먹는 것처럼, 인지 기능이 떨어진 치매 환자의 주의력과 기억력을 향상해 주는 이러한 증상 완화제 역시 임상에서는 중요한 가치가 있다. 하지만 항체를 통해 pathological Aβ aggregates를 직접 제거하는 것처럼, 화합물을 통해 pathological Aβ aggregates, NFT와 같은 AD 병인들을 제거할 수 있다면 보다 근본적인 AD 질병 치료제 (disease-modifying drugs)가 만들어질 것이다.

현재 연구자들이 진행하고 있는 AD 치료제 개발 방향은 크게 ⓛ 물리적으로 amyloid plaques을 분해 (dissociation) 하거나, 애초에 plaques이 생성되지 못하게 저해하는 방법, 신경세포 및 교세포의 proteolysis, phagocytosis와 autophagy를 향상해 Aβ aggregates나 NFT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 있고, neurogenesis를 촉진하여 망가진 세포 환경을 되살리거나, ④ 반대로 노쇠한 세포 (senescence cells)를 선택적으로 제거 (senolytic drugs)하여 건강한 세포가 AD 병인을 잘 제거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방향의 연구가 있다. 장기적으로 이러한 방향으로 연구 개발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궁극적인 AD 치료 방향

AD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AD 발병 기전이 복잡해서 진단 결과와 증상 발현 간의 연관성이 개별 환자마다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PET을 이용한 진단이 가장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 정작 AD 발병에 가장 중요한 oligomeric Aβ를 확인할 수 없어 AD 진행 정도와 명확한 치료 시점을 정하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NfL (neurofilament light chain), phospho-Tau (p181, p217, p231)와 같은 바이오 마커를 이용한 AD 진단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신뢰성이 부족하다. 향후 Lecanemab과 같은 항체 치료제가 처방될 때에는 ARIA의 위험성이 적은 환자를 선별하기 위해 APOE allele 유전자 검사가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AD 진단과 치료가 점점 개인 맞춤형으로 진행될 것이고 치료제 역시 항체 치료나 화합물 치료 각각에 국한되지 않고 임상 케이스마다 다양한 combination therapy가 적용될 가능성을 열어둔다. 어쩌면 개별 환자마다 최적의 combination 처방을 위해 방대한 임상 케이스를 학습한 AI의 도움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AD 치료를 위해서는 마법의 알약을 기대하기보다 신뢰성 있는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적절한 치료시점을 정하고 부작용 없이 인지 기능을 개선시킬 수 있는 복합적인 combination therapy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자료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