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읽은 얘기/책 BOOK

자전거 여행, 김훈 2014

제이우드 || 2023. 3. 22. 12:36
 
자전거여행(합본 특별 한정판)(양장본 HardCover)
김훈 산문의 정수가 담긴 『자전거여행(합본 특별 한정판)』. 몸과 마음과 풍경이 만나고 갈라서는 언저리에서 태어나는 김훈 산문의 정수가 담긴 《자전거여행》. 두 권으로 나누어 출간되었던 《자전거여행》을 새로운 장정의 합본 특별 한정판으로 다시 만나본다. 저자가 세상의 길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은 세월이 지나 혹은 변하고 혹은 사라졌지만,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새긴 문장과 사유는 세월을 단숨에 건너 생생한 빛을 발한다. 의견과 정서의 세계를 멀리하고 물리적 사실을 객관적으로 진술하려 애썼고,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정확한 사실을 지시하며 엄격히 길에 대해, 풍경에 대해서만 말하는 그의 글에는 우리 삶의 생생한 모습들이 녹아 있다. 그래서 더 아름다운 그의 문장 속에서 길과 풍경, 우리네 삶의 모습은 만났다가 갈라서고 다시 엉기어 하나가 되었다가 또다시 저만의 것이 된다.
저자
김훈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19.04.05

내공 있는 작가의 필력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여행기이다.

단순히 풍광을 얘기할 때나 여행의 감상을 전할 때도 작가의 글은 순순히 읽히지 않는다.

천천히 달리는 자전거의 속도만큼이나 작가의 문장은 아주 호흡이 길다.

그래서 한 자 한 자 꽤나 정성스럽게 읽어야 할 때가 많다. 그렇지 않으면 문장 중간에서 작가의 이야기를 놓치게 된다.

뭔가 건조하고 짤막짤막한 문장에 익숙해진 나로서는 

작가의 길고도 세세한 문장을 휘리릭 휘리릭 읽어나갈 수 없었다.

대신 그만큼 천천히 읽으면 더 깊이가 느껴지는 어른의 글이다.

여행기이지만 가볍게만 읽지 않기를 추천한다.

 

여행 속에서 만난 사람과 역사를 대하는 작가의 생각을 읽으면서 

어른의 여행은 또 나름대로의 재미와 운치가 있겠구나 생각하게 된다.

어느 작은 산고개를 넘더라도, 어느 바닷가 작은 포구를 지나더라도,

그곳에는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가 떨어져 있는 듯하다.

바라건대,나도 나중에 우리나라 곳곳을 찾아다닐 수 있는 작은 여유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