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몬타나의 작은 도시 '보즈먼 Bozeman'.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북쪽 관문으로 들어가는 출발점이다.
원목 장식의 따뜻한 느낌이 인상적인 작은 공항에는
커다란 회색곰 동상이 로비를 지키고 있다.
운이 좋으면 저런 곰을 볼 수 있으려나.
여기서부터 옐로스톤 북쪽 입구까지는 차로 1시간 반정도 내려가야 한다.
North Entrance
옐로스톤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작은 마을 '가드너 Gardiner'.
호텔, 식당, 마트, 주유소 등등이 있어 여행을 준비하는 베이스 캠프같은 곳이다.
별다른 것 없지만 공기 좋고 경치 좋은 미국의 작은 시골 마을.
옐로스톤 안에도 작은 마을이 있고 숙박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예약이 힘들어 공원 바깥에 있는 이런 작은 마을에 머물게 된다.
'루즈벨트 기념비 Roosevelt Arch'를 지나 국립공원 안으로 들어간다.
드넓은 초원 위에 홀로 우뚝 솟아 있는 이 거대한 문을 멀리서 보고 있으면
뭔가 무거운 중압감이 느껴진다. 한마디로 포스가 있다.
마치 인간계와 자연계를 구분하는 커다란 벽이 서 있다고나 할까.
이곳까지 '몬타나주'이고 이제 옐로스톤 안으로 들어가면 '와이오밍주'다.
Mammoth Hot Spring
주차장에서부터 유황냄새가 멀리 바람에 실려온다.
하얀 김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온천들이 거대한 산비탈 한 면을 따라 계단식 논처럼 층층이 쌓여있고
졸졸졸 흘러내리는 지하수에 석회성분과 광물들이 녹아나와 침전되면서
마치 산호초같은 기묘한 모양이 만들어졌다.
물이 흘러가는 곳은 근처만 가도 온기가 느껴진다.
하얗게 석회성분이 쌓인 곳은 멀리서 보면 거대한 염전에 소금을 뿌려놓은 것 같기도 하고
녹슨 금속의 표면처럼 검붉은 곳은 나무의 구불구불한 나이테 같기도 하다.
Lamar Valley
북아메리카의 세렝게티라고 불리는 이곳에는
넓은 초지 위에 수십 마리의 들소 Bison 무리가 몰려다니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다.
사방이 완만한 구릉지대로 이뤄져있고 곳곳에 물이 고여있는 웅덩이도 있어서
내가 들소라도 여기에 살고 싶을만큼 마치 일부러 만들어진 거대한 목장같다.
넓은 계곡 평원이 시원스럽게 펼쳐져있는 곳에 라마강이 구불구불 흐르고 있고,
강 옆으로 군데군데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거대한 초식동물들이 한 낮에 쉬기 좋은 환경이다.
차를 세우고 계곡을 바라보고 있자니 점점이 움직이는 까만 물체들이 보이는데 이 점들이 다 바이슨이다.
서로서로 작은 무리를 이루고서 유유히 초지를 누비고 있다.
연못가에서 풀을 뜯고있는 바이슨 무리를 만났다.
작은 연못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모여있는 바이슨 무리의 울음소리가 그대로 들린다.
바람에 휘날리는 수풀과 바이슨의 길고 거친 털도 보인다.
마치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처럼
여태 그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거대한 야생 동물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경이롭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