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하는 사람

끄적끄적

자세히보기

야간열차 3

유럽배낭여행 [빈 - 잘츠부르크 - 빌락]

2004.10.22. 金 아침 6시... 부스스 일어나 정신을 차린다. 간밤에 자다가 한 두 번 깬 것 같은데.... .... 세수만 간단히 하고 아래층에 내려가 오랜만에 빵으로 아침식사를 때웠다. 초코크림이 좀 달다.....역시 빵에는 딸기잼이랑 버터야..... .... 따끈한 홍차로 마무리 하고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려는데 꼬마녀석들이 버튼을 죄다 눌러놨다......짜식들 .... 배낭을 둘러 매고 서둘러 움직였다. 열차 출발 20분 전이다. 잘츠부르크로 가는 열차.... 허겁지겁 서둘러 열차에 올라타니까 출발 10분 전이다......후 아무도 없는 컴파트먼트에 배낭을 휙 집어 던져놓고 잠시 한숨을 돌렸다. 별로 든 것도 없는데 배낭은 맬 때마다 무겁다....캐리어 끌고 오는게 더 좋을뻔 했을까?..

가을 날 기차에서 본 풍경, Capitol Limited Amtrak

야간 침대 열차가 출발하면 드문 드문 노란 불빛만 반짝이는 어두운 들판을 한없이 달려간다. 어두운 풍경이 무료해져 흔들거리는 침대에 누우면, 규칙적으로 덜컹거리는 선로 소리와, 아득히 멀리서 울리는 기적소리가 들려오고 흔들 흔들 그 소리를 따라가다보면 쉽게 잠들지 못한다. .... .... 해가 어렴풋이 떠오르는 다음날 아침 눈을 뜨니 기차는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어느 강을 옆에 끼고 달리고 있다. 구름인듯 안개인듯 자욱한 풍경을 몽롱하게 쳐다보고 있으니 어느새 아침 해를 비스듬히 받아 더 빨갛게 붉어진 단풍 계곡 사이를 달린다. .... 유난히 색이 예쁜 올해 단풍은 산위에서부터 기차가 달리는 들판 옆까지 내려와 있다. 무심코 지나치는 이름 모를 작은 마을은 한없이 평화롭고 수확이 끝난 드넓은 옥수수밭은..

정동진 [2005.8.27]

깜짝 외출 준비물 세가지 다이어리.... MP3 플레이어.... 천경자 수필모음집 '탱고가 흐르는 황혼' ... 저녁 10시......이미 어두운 골목길을 지나 청량리역으로 향한다. 갑작스럽다... 나 자신도 놀랄만큼 갑작스럽게 마음을 먹었다. 뭔가가 내 의지를 집어 삼킨 듯 그냥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냥... 그냥 이렇게 여름이 가는게 아쉽기도 하고 길고 길었던 방학이 끝나가도록 변변한 바다구경도 못한게 안타깝기도 했지만... 이렇게 꼭 바다로 가야한다는 의무감은 없었는데 이상하게 난 바다로 향하고 있다. ... 오늘 아침에 눈을 떴더니 한동안 흐렸던 하늘이 너무 맑은 푸른색을 띄고 있었다.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자니 불현 듯 푸른 하늘이 내 눈앞에서 푸른 바다로 변해버렸다. 하늘을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