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바람조차 잠잠한 후사빅의 아침.
파도의 일렁임도 잔잔한 날,
고래를 만나러 간다.
설산이 둘러싼 후사빅의 고요한 앞바다가
고래들이 노니는 넓은 놀이터다.
2.
오래전 고래를 쫓던 나무 포경선을 타고
유유히 고래가 사는 바다로 간다.
조금 작아보이지만 무척이나 견고한 목선에 올라타면
모두들 설레는 마음으로
저마다의 가슴 속 고래를 품고 바다를 응시하게 된다.
3.
이따금 퍼핀이 날아와 떠다니는 바다는 호수처럼 고요하고
머리에 눈을 이고 있는 그림같은 산들이
고래를 기다리는 시간을 전혀 지루하지 않게 해준다.
사실 고래를 찾는 방법이 따로 없다.
그냥 보일 때까지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며
그녀석을 기다리는 수 밖에 :)
4.
이따금 보이는 돌고래가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다가
드디어 고래가 나타나 커다란 지느러미를 보여주면
배는 고래 가까이에 다가가 엔진을 끄고
조용히 녀석의 옆을 따라간다.
규칙적으로 수면 가까이서 호흡을 하는 고래는
몇차례 거친 호흡을 내뱉고
크게 꼬리 지느러미를 박차고 이내 바다 깊숙이 숨어든다.
'우와......'
고래의 첫인상, 크고 시커멓다.
5.
고래.
아주 커다랗고 신비롭고
무척이나 아름다운 녀석.
이 지구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생명체.
심해에서 우아하게 움직이는 녀석의 몸짓과
수면에 솟아올라 그 큰 몸을 보이는 움직임 하나하나가
벅찬 그 무엇을 선사하는 멋진 녀석이다.
이런 녀석을 직접 본다는 건 정말 근사한 일이다.
6.
누구나 가슴속에 자기만의 고래를 품고 산다.
아주 아주 깊이 숨어있어 당최 만나기 힘들지만,
나는 나의 고래를 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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