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나라마다 자신들을 대표할만한 박물관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인데
미국을 대표할 수 있는 박물관이라 하면 단연 항공 우주 박물관이 아닐까요?
라이트 형제(Wright brothers)의 업적을 바탕으로 발전한 항공 사업과
개인적으로 인류 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집단이라 생각하는 미항공우주국(NASA)이 걸어온 역사가
바로 곧 미국민들에게는 미국 역사의 가장 선명한 자부심이겠지요.
어릴적 만화로된 위인전기에서 라이트 형제 이야기를 재밌게 본 기억이 납니다.
비행기는 지금 봐도 참 경이로운 기계덩어리이지요.
항공 역학이 어쩌고, 양력이 어쩌고....설명을 들으면 이해는 가는데
역시나 매번 이 커다란 기계가 하늘을 나는 건 여전히 '직관적'으로 놀랍습니다.
라이트 형제가 초기 원시적인 동력 비행을 성공한 것이 1903년이랍니다.
내연기관은 19세기에 이미 사용되었고 글라이더를 이용한 활강 비행 노하우가 어느 정도 쌓이자
바로 엔진을 이용해 비행 동력을 추가하려는 노력이 이 시기에 많이 이루어 졌다고 합니다.
놀랍게도 그렇게 원시적인 비행기 수준은 10여년 후 1차 세계대전에 즈음하여
우리에게 좀 더 익숙한 복엽기 모양을 갖추게 됩니다. 불과 10여년 차이 입니다.
그리고 1차 세계대전 동안 유럽 각국이 비행기를 군용으로 사용하면서
결과론적으로 많은 기술발전이 이루어 졌다고 하네요.
이런 말이 있지요...전쟁은 끝나도 기술은 남는다.
이후 민간 부분 항공 기술도 급격히 발전해서 1927년 미국의 린드버그가
뉴욕-파리 사이의 대서양을 33시간에 걸쳐 무착륙 비행으로 횡단하게 됩니다.
1920-1930년대 이미 여객 수송 항로가 운영될 정도로 비행 기술은 안정단계에 이르게 됩니다.
라이트 형제의 동력비행 성공 후 불과 20여년이 지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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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를 보면 공학기술의 발전은 100여년 전에도 요즘 못지 않게 놀라운 속도로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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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는 초기 항공시대의 르네상스라고 할 만큼 다양한 항공기가 제작되었습니다.
단연 항공엔진의 발전이 이루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지요.
100여년 전 엔진이라지만 상당히 정교합니다.
이 시기 등장한 비행기들은 오늘날 세스나기와 비슷한 모양을 갖추게 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비행기 형태가 이미 이 시기에 확정되었다고 봐야하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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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하늘을 난다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
얼마나 더 높이 얼마나 더 빠르게 날 수 있느냐가 사람들의 관심거리가 되었습니다.
라이트 형제의 원시적인 동력비행 이후 불과 30년이 지난 시점입니다. 불과 30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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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펠러기로 구현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수준의 기술이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으로 개발됩니다.
1차 대전 공중전 중 프로펠러기로 상승할 수 있는 비행 한계 고도가 설정되었지요.
이에 고고도에서 파일럿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문제와
희박한 공기에서 프로펠러 엔진의 효율을 높이는 문제 등이 제시되고 해결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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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은 인류 역사상 가장 처절한 항공전의 기록이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무용담이나 전쟁 낭만 같은 것은 후대의 사치이겠지요.
하늘을 뒤덮은 폭격기나 낮고 빠르게 나는 프로펠러 전투기는
당시 사람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을 것입니다.
서슬 퍼런 독일의 철십자 문양이 새겨진 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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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을 달고 진주만으로 돌격한 일본의 '제로기'.
모두 당시엔 무시무시한 최첨단 전투 병기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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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에게 익숙한 구소련의 미그기.
한국 전쟁이 제트 전투기가 투입된 최초의 전쟁이랍니다. 안타깝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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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정찰기 '프레데터'.
조만간 '드론'도 걸리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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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금도 10년전 핸드폰과 신식 스마트폰을 비교해 봐도 그 기능과 성능면에서 하늘과 땅차이지요.
20세기 초 사람들은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IT 발전 속도에 버금가는 항공기술 발전을 이루어내고 경험했습니다.
뭐 우리가 십여년 전 흑백 화면에 문장을 두 세 줄 밖에 보여줄 수 없는 휴대폰을 썼을때
지금의 스마트폰이 등장할지 예측하기 힙들었을 겁니다.
당시 사람들도 아마 몇 십년 전에는 있지도 않았던 기계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 기가막혔을 겁니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이 생겨난 것이지요.
인류의 역사에서 동력비행을 시작한 시기는 100여년 전으로 꽤 오래되었지만
당시 비행기의 모습과 지금의 비행 수준을 고려해 시간을 거꾸로 가늠해 보면,
오히려 이 모든 진보가 100년만에 이루어진 것이라 믿기 힘듭니다.
그 원시적인 비행기가 상업 군사용으로 발전한 것은 20여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는게 상당히 놀랍지요.
20세기에 인류는 비로소 하늘을 정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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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정복한 인류의 시선은 이제 지구 밖을 향합니다.
20세기 인류 역사의 가장 위대한 부분 중 또 다른 하나라면 바로 지구를 벗어난 일일 겁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대부분이 미국의 업적이지요.
미국의, 미국에 의한, 진정 미국스러운 '유물'은 단연 우주항공 기기들일 겁니다.
냉전시기 수없이 발사된 로켓들이 이제는 결과적으로 미국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되었지요.
이 부분에서 미국인들은 커다란 자부심을 느낄 겁니다.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인정합니다.
성조기가 선명한 아폴로 우주선.
그리고 구소련의 소유즈 우주선.
두 우주선 모두 생각보다 그리 크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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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허블 우주 망원경의 모형도 있습니다.
대기의 간섭없이 우주공간에서 더 선명하고 다양한 영상을 얻을 수 있는 망원경이지요.
90년대에 우주공간에 띄워져 운용되기 시작했을 겁니다.
꽤 오래되었지요.
달 착륙선 모형.
그렇죠. 미국은 달에 자국민을 보낸 유일한 국가입니다.
1960-70년대 기술로 인간은 달에 갔습니다.
어디는 새마을 운동하고 어디는 달나라에 가고...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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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용된 아폴로 우주선 하단 노즐입니다.
참 어마어마한 고철덩어리입니다.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괴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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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표면차.
월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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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착륙때 입었던 우주복이랍니다.
표면에 미세한 달 먼지들이 묻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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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을 보면 미국, 포괄적으로 서방 국가들의 과학은 말 그대로 이들의 문화 유산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의 이기는 모두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것이지요.
그리고 이러한 과학기술은 대부분 서방 국가들에 의해 이끌어져 왔습니다.
언젠가 "서양 문명이 동양 문명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은 어떻게 자연을 이해할 수 있는지 그 '방법론'을 발견했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방법론'이 바로 '어떻게 과학을 하느냐'에 대한 것이지요.
서양 문명은 관찰하고, 가설을 세우고, 증명하고, 설명하고, 반박하고, 수정하고, 이론을 세우는 과학의 절차와 문화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과학의 진보를 선도하게 된 것이지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에게 과학이란 마치 그들의 전통문화처럼 보입니다.
자신들에게 가장 익숙하고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멀리서 그 과학을 배우러 온 사람들에게 많은 생각을 해주게 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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