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붕괴(Collapse)
세세한 설명과 방대한 예를 첨부해 마치 연구 용역 보고서처럼 두꺼운 책이라 가끔 지루한 부분도 없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역사에 등장했다가 사라진 여러 문명의 수수께끼를 충실하게 보여 준다.
책에서 여러 가지 문명의 예시를 보여주었는데
유럽인이 진출했지만 각기 다른 결과를 가져온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페로 제도의 정착 이야기와
하나의 섬 속에서 판이하게 다른 두 나라 아이티와 도미니카 공화국의 이야기가 가장 흥미로웠다.
각각의 경우 그들이 접한 문제가 다 달랐지만 결국에는
사람들이 자연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자원과 식량을 어떻게 조절하며 지속가능하게 하는지
때로는 다른 민족, 문명과의 관계 정립을 어떻게 이루어 나가는지가 문명이 지속할 수 있는 중요한 요건이 된 듯하다.
이미 출간된 지 꽤나 지난 책이라 이후 '어제까지의 세계'나 최근 출간된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와 같이
좀 더 거시적인 측면에서 인류가 접한 위기를 기술한 책이 더 발간되었지만
저자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과거처럼 지구상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개별 문명들이 아니라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인류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고민해봐야 할 것들을 던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