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라스 베이거스 시가지를 벗어나면 화려한 도시의 모습은 이내 사라지고
이름 모를 관목만 드문드문 자라고 있는 네바다의 황무지가 펼쳐진다.
도저히 쓸모라고는 없어 보이는 넓은 황무지.
붉고 뜨거운 기운이 감도는 그 풍경 속으로 끝없이 도로가 뻗어 나간다.
2.
라스 베이거스에서 그랜드 캐니언 남쪽 입구까지 280 마일. 480 킬로미터정도.
콜로라도 강을 건너면 네바다를 벗어나 아리조나에 속하는 도로를 달리게 된다.
이런 곳에도 사람이 사는지 의아해질 무렵 드문드문 나타나는 마을이 보이고
그러면 이곳 사람들은 무얼하고 사는지 또 궁금해진다.
3.
어느 곳은 한없이 넓게 목초지대가 펼쳐져 있고, 방목된 소들이 드문드문 나무그늘 밑에서 쉬고 있다.
하늘에 낮게 뜬 뭉게구름의 그림자가 넓은 대지 위에 드리운 모습도 볼 수 있고,
지평선 너머로 일자로 뻗어나가는 도로와 전신주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비라고는 오지 않을 것 같은 곳이지만 고지대로 올라가면서 소나기를 두 번이나 만났다.
4시간이 넘게 걸리는 길이지만 지루하지 않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