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래저래 앉았다 걷다를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분수와 나무가 예뻐서 유명한 포사이스 공원입구에 도착한다.
마치 땅에서 거대한 손이 뻗어 나온양, 커다란 나무들이 양쪽에서 하늘과 길을 부드럽게 감싸쥐고 있다.
하늘도 맑고, 바람도 적당하고, 저 멀리 작게 분수대가 보이고...이건 마치 애기들이 보는 동화 속 삽화같다.
2.
어느 일요일 한적한 오후.
처음 와 본 공원 벤치에 앉아 느긋하게 앉아 있으니 마치 잠깐 동네 앞 공원에 놀러나온 기분이다.
느긋하다. 한가하고.
사람들도 다 여유있고 달콤한 일요일 오후 시간을 나름대로 잘 보내고 있는 듯 하다.
내일이면 또 월요일 아침이 시작되겠지만
모두들 모른척 지금을 만끽하는 것 같다.
3.
돌아가는 기차가 2시간 지연될거라 문자가 왔다.
뭐 괜찮다. 2시간 정도야.
공원에서 나와 동네 카페에 들어가 앉았다.
시간도 보낼겸 주섬주섬 사먹고 앉아 있으니
뜬금없이 무대가 설치되고 공연이 시작된다. 일요일 저녁에 카페 공연이라니.
좀 생소하지만 덕분에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됐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뜻밖의 작은 일들이 가끔 오래 기억되는 경우가 있다.
4.
결국 기차는 2시간을 지나 몇 시간을 훌쩍 지나보내고서야 어둠을 뚫고 도착했다.
낯선 곳에서 생긴 예상치 못한 여행의 변수도 오래 기억된다. 오늘이 그런 날인가 보다.
아주 오랜만에 여행자가 된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