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 #20. I'm loving it! McDonald's
결국 먹고야 말았다. 맥도날드 햄버거.
생각보다 감자튀김이 너무 날씬해서 의외. 대신 콜라 무한 리필....
빅맥 세트가 우리나라 가격보다 좀 더 비싸다.
미국 시민의 식량 공급이 맥도날드 매장에서 이루어지나 싶을 정도로 거리마다 맥도날드 간판이 없는 곳이 없다.
거의 우리나라 24시 편의점 분포와 맞먹을 정도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 삼겹살 식당이 넘쳐나는 걸 보고 어느 외국인이 한국사람 주식이 삼겹살인줄 알았다던데
혹시 미국인의 주식은 맥도날드 햄버거인가? 후후
SCENE #21. Lake Michigan
학회장인 Mccormick place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미시건 호수를 따라 거닐 수 있다.
일찌감치 오후 세션을 마무리 하고 유유자적 미시건 호수 구경이나....
어제는 바람때문에 조금 쌀쌀했는데 오늘은 바람도 없고 날씨가 꽤나 포근하다.
Hello, 오리씨. 혹 자네도 호수 유람 중? ㅎㅎ
호수 물빛이 참 깨끗하다.
유리처럼 투명하게 맑은 물빛은 아닌데, 뿌옇게 옥빛으로 넘실대는 색감이 참 티없이 청아하다.
저기 하늘과 맞닿을 정도로 끝없이 넓지만 잔잔한 파도 하나 없이 고요해서
조약돌이라도 던지면 저 수평선 끝까지 물결파가 밀려갈 듯 하다.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걸쳐있는 5대호 중에 온전히 미국 영토에 속한 호수가 미시건 호수라고 들은 것 같다.
거의 남한 넓이랑 맞먹을 정도로 바다 같이 넓은 호수라니....
요트 선착장 뒤로 보이는 시카고 전경도 한장의 달력 사진이 따로 없다.
잔잔한 호수 위를 요트로 누비는 기분이 어떨까.
넘실대는 바다와는 또 다른 느낌이겠지.
SCENE #22. Shedd Aquarium & Field Museum
여기서 잠깐...
론리 플래닛에 추천된 길거리 음식. 시카고 핫도그~
호수를 따라 40여분 걷다보면 시카고의 대표적 관광명소인 Shedd Aquarium과 Field Museum까지 갈 수 있는데,
Field Museum 입구쪽에 있는 조그만 핫도그 가게가 론리 플래닛에 추천된 맛집이란다.
커다란 소시지랑, 피클, 토마토, 양파, 겨자소스....
소시지는 맛있는데 피클이 역시 좀 짜다.
아무튼 전혀 수족관 같지 않은 외관의 Shedd Aquarium.
오늘은 무료입장의 날이라 쇼를 제외한 일반 구역 관람은 공짜이다.
개인적으로 수족관을 좋아하는 편인데
여기는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 개구리 등등을 아기자기한 공간에 전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아쿠아리움처럼 어항이 크지 않아 좀 감질나긴 한데 그럭저럭 볼만 한 것 같다.
Shedd Aquarium 바로 맞은 편에 있는 Field Museum은 자연사 박물관이다.
아마 미국만큼 자연사 박물관을 잘 만들어 놓은 나라도 없을 것이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제대로된 자연사 박물관이 없는게 현실이니 말이다.
신대륙 발견 이후 끊임 없는 이주와 개척의 역사를 가진 이네들이라 그런지
한편으로는 자연을 파괴했다고도 할 수도 있지만 또 그만큼 자연의 중요성을 역사적으로 의식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아메리카 대륙의 광대한 자연과 부딪치면서 만들어낸 역사이니
그 역사가 고스란히 자연사 박물관 안에 있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 싶다.
멋있지 않은가? 우리의 티라노사우르스. 핫핫.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공룡은 죽어서 거대한 뼛조각을 남겼네~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에서처럼 왠지 살아 움직일 것 같은 이 덩치.
정말 근사하다. 절대자의 우아함이 묻어 나는 위압감.
동물 전시실에는 가히 오만군상의 박제 표본이 가득한데,
정말 털끝 한 오라기, 깃털 하나까지 마치 살아있는 듯이 생생하다.
박제가 뭐 거기서 거기 아닐까 생각했는데, 여기 박제들 정말 잘 만들었다.
박물관에 있는 박제를 잘 만들었네 못 만들었네 하는게 좀 우습지만, 이건 진짜 박제술의 최고 경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우리가 흔히 보던 그 뻣뻣하고 박제 티가 확 나는 그런 것과는 정말 다르다.
그리고 정말 놀라운 건 이런 박제가 셀 수 없이 많다는 것.
와.....이거 다 어디서 잡아 온 걸까
곰이 웃고 있지 않은가? 후후. 잘 있어 곰씨~ 난 간다.
미술관이나 그냥 박물관도 좋지만 자연사 박물관은 또다른 볼거리 제공하는 것 같다. 재밌어.
SCENE #23. Michigan 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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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선 쭉 뻗은 도로를 따라 널찍한 인도와 커다란 가로수길이 뻗어 있다.
어디하나 막힌 곳 없이 시원시원하니 뚫려있어 도심이지만 걷기에 답답하지 않아서 좋다.
오르막 내리막도 별로 없는게 자전거 타면 참 괜찮을 것 같네. 띠링 띠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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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24. Night life
오후 내도록 걸어다녔더니 배가 등에 붙을 것 같다.
오늘 저녁은 '베니건스'에서 해결.
가격의 압박이 있지만 역시 보편적인게 때론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스테이크랑 작은 샐러드 한 접시를 후딱 해치우니 갑자기 할 일이 없어졌다.
저녁엔 딱히 계획이 없는데....없는데....
학회도 보고 놀기도 놀아야하는 일정이 생각보다 꽤 피곤한 듯 하다.
그냥 맛있는 거나 잔뜩 사놓고 푹신한 소파에서 뒹굴거리고 싶다.
도시의 밤은 어디나 매 한가지.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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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스로 돌아가다가 Library 역에서 전철을 기다린다.
그냥....loop 전철 안에서 내려다본 시카고 도심은 어떨까 한 번 보고 싶었다.
지하철 2호선과 비슷한 느낌.
예전에 자주 가던 강변CGV에서 밤 늦게 영화보고 나와 하숙방으로 갈때 막차를 기다리던 한산했던 그 플랫폼 생각이 난다.
사람도 몇 타지 않은 전철은 그렇게 빠르지도 않은데 한 20여분만에 loop 한 바퀴를 휘 돌아나갔다.
생각보다 그렇게 화려하지도 멋있지도 않은 거리들. 인적도 드물다.
늦은 저녁무렵의 한산한 도심은 언제나 사람을 약간 센티하게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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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시카고에서 온전히 하루를 보내는 마지막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