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날씨가 아주 쨍하다.
발레타 시티 게이트 아래 종합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그렇게 오래지 않아 임디나까지 갈 수 있다.
도심을 벗어나 조금 탁트인 풍경이 보이는가 싶더니,
저 멀리 조금 높은 대지에 솟아오른 성채가 멀리서 보이기 시작한다.
몰타섬 거의 한 가운데 있는 임디나는 발레타로 수도가 이전되기 전까지 오랫동안 몰타의 수도였다.
2.
보기에도 정말 튼튼하고 우람한 성채 입구까지 깊은 해자를 가로질러 돌다리가 뻗어있다.
햇살이 반사되어 그런지 성벽이 유난히 밝게 빛나 노란 라임스톤이 오히려 하얗게 보인다.
임디나도 성채 안은 걷기 좋은 골목이 많다.
발레타의 골목과 또 분위기가 달라서 이곳은 굉장히 매끈하고 세련된 분위기가 있다.
예전 수도일 때부터 귀족들이 모여살던 곳이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 도시 분위기가 잘 정돈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3.
몰타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카페 '폰타넬라 티 가든 Fontanella Tea Garden'
유명한 곳이라 사람들이 연신 드나드는데 용케도 앞이 탁 트인 전망 좋은 테이블을 차지했다.
사람이 익숙한 비둘기에게 케이크 부스러기를 던져주면서, 쨍한 몰타섬을 한껏 내려다 봤다.
오랜만에 햇살 밑에 오래 앉아 있은 덕분에 소매 밑 팔이 발갛게 익어버렸다.
아...썬크림....
4.
차가 거의 없어서 그런지 골목이 아주 한산하다.
사람들 틈에서 조금만 벗어나 아무 골목으로 들어서면
부드럽게 휘어진 골목에서 새소리만 들으며 고즈넉하게 걸어볼 수 있다.
그리고 유난히 골목 숨은 곳곳에 꽃이 많이 보인다.
오래된 돌벽을 타고 올라간 꽃덩굴이 하나 같이 엽서사진으로 써도 좋을 모습이다.
5.
생각보다 크지 않은 성곽도시라
천천히..
아주 천천히 걸어도 좋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