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旅行/일본 日本

기타큐슈, 모지코

제이우드 || 2023. 5. 7. 13:47
 
8번 승차장.
 
고쿠라역에서 모지코까지 가는 열차를 타는 곳은 벌써부터 레트로 느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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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옛날 느낌이 묻어나는 것이 좋네.
 
 
 
우리나라처럼 승강장 간이 매점에서 우동도 팔고 어묵도 팔고 있다.
 
맑은 국물에서 일본 특유의 달착지근한 수증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쌀쌀한 겨울이면 맛있었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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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이 보이는 열차를 타고서 덜컹 덜컹 시내를 빠져나간다.
 
 
도심의 스카이라인이라 하기에는 조금 심심한 풍광들이 스쳐지나가고,
 
공장지대같은 풍광도 지나간다. 
 
 
닮은 듯 닮지 않은 모습들.
 
 
 
모지코
 
 
한 15분여 정도 달려서 도착한 모지코역.
 
짙은 나무 지붕이 있어 시간을 되돌린듯한 운치가 느껴지는 역사 안.
 
 
철로가 막혀있는 종착역이라 그런지 마치 시간과 공간의 경계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현재와 과거의 사이 같은....
 
 
 
선로가 4개 정도 밖에 없어 그렇게 크지도 않은 역이지만
 
오래된 작은 흔적까지도 그대로 잘 간직하려는 손길이 여기저기에서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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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손에 닳아 윤이나는 오래된 가구처럼.
 
먼지 쌓인 앨범 안에 있는 오래된 사진 속 무엇처럼.
 
오래된 것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반듯반듯 윤이나는 새 것 들에 질린 사람에게 
 
인간적이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깨우쳐주는 듯 하다.
 
 
 
 
 
칸몬대교, 레트로
 
모지코역 광장을 지나 바닷가로 나가면 지도에서 봤던 혼슈와 규슈를 나뉘는 해협이 펼쳐진다. 
 
바다 건너 시모노세키 시가지가 그리 멀지 않아 보일 정도로 좁은 해협.
 
가장 넓은 한강 폭 정도 되려나....
 
 
레트로 지구는 모지항이 일본 근대 무역항으로 번성했던 시절 지어진 이국적인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원래 규슈가 지리상 서양 문물이 일본으로 들어오던 관문역할을 하던 곳이라 유달리 개항장이 많을 터인데
 
모지항도 옛날에는 꽤나 이름있는 항구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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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맞춰 상판이 올라가는 도개교. 블루윙 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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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모지세관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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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호 기념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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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로 지은 예쁘장한 근대 건물들이 사진 속 아기자기한 배경이되기 좋은 곳이다.
 
 

 
아...그리고 유명한 '바나나맨'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모지항이 옛날 바나나 수입항으로 유명했단다.
 
동남아에서 바나나를 싣고온 배들이 모두 모지항에 집결해 항구에 바나나향이 진동했다고....
 
 
 
캐릭터의 나라답게 그러한 얘깃거리를 '바나나맨'으로 승화시킨 모지항 사람들.
 
역시....'바나나맨'의 위용이란 ㅎㅎ
 
 
 
레트로 안 프라자는 여러가지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도 많고
 
카페, 아이스크림 가게, 식당 뭐 군것질 거리도 많아서 두루두루 구경할게 많다.
 
 
딱....생맥주 마시기 좋은 분위기 ㅎㅎ
 
 
 
"사요나라 다이스키나 히또~ 사요나라 다이스키나 히또~"
 
친구사이인 듯 한 두 청년.
 
자작곡인 듯 부끄럽게 부르는 인상적인 클라이막스의 이별 노래.
 
분위기 있는 노래 같은데 감정 이입이 안되는지 도중에 웃어버리던 아마추어 뮤지션 :-)
 
유쾌한 친구들이다.
 
 
 
 
구모지미쓰이클럽. 
 
1922년 아인슈타인 박사가 방문했을때 여기서 숙박을 했단다.
 
놀랍지않은가....그 어수선한 시절에 아인슈타인이 강연을 위해 아시아 끝까지 왔었단다.
 
당시 벌써 일본 일부 지식인들과 서양 과학계와 교류가 있었고
 
아인슈타인이 교토대, 동경공대 등에서 과학 강연을 했단다. 내겐 사뭇 놀라운 사실.
 
 
 
 
큐슈 철도 박물관
 
일본은 철도를 굉장히 잘 활용한 나라다.
 
근대화가 빨리된 만큼 철도의 역사도 아주 오래돼서 그런지 철도문화에 대한 남다른 감성과 향수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기차라는 교통수단이 가지는 아련한 무엇 때문인지 아날로그 감성을 느끼기 좋은 박물관.
 
 
모지항 승차권.
 
우리나라도 예전에는 역에서 기차를 탈 때 이렇게 조그만 종이 승차권을 차장 아저씨에게 주면 
 
차장 아저씨가 손에 들고 있던 펀칭기계로 승차권 귀퉁이에 구멍을 '팅~' 하고 뚫어줬던 것 같다.
 
 

 
복고풍 앤틱 소품처럼 놓여 있는 수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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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 땡~' 종을 울리며 통학생들을 가득 실어 날랐을 전차.
 
기차들을 보니까 또 하염 없이 어딘가도 떠나고 싶어진다.
 
 
 
 
사카에마치 긴텐 거리
 
 
모지항을 조금 벗어나면 여느 일본 뒷골목들처럼 반듯반듯 깨끗한 거리가 있다.
 
주말 오후지만 사람들이 별로 없어 한산할 정도로 조용한 동네다.
 
 
 
아케이드에 접어들면 여느 동네 시장처럼 자그마한 상점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빵집도 있고, 
 
요즘 참 보기 드문 레코드 음반 가게도 있고.....작은 꽃집도 있다.
 
별별 이름 모를 젓갈을 잔뜩 내놓은 가게도 있고
 
다소 촌스러워보이는 옷이 걸려있는 양장점도 있다.

 
 
학용품점같아 보이는 가게 앞에는 
 
옛날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봤던 거랑 비슷한 잡동사니들이 나와있다.
 
뽑기 기계, 어른들이 보기엔 조잡한 장난감, 알록달록해서 참 희안해 보이는 군것질 거리들...
 
 
참 사람 사는 건 비슷허다..... :)
 
[201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