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旅行/일본 日本

기타큐슈, 고쿠라

제이우드 || 2023. 5. 7. 13:45

 
"어...고쿠라 역까지 가는 버스는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는데 괜찮겠습니까?"
 
"어........그렇군요....."
 
"요렇게 쿠사미역까지 가서 고쿠라 역까지 가면 돼요~"
 
"아........그렇군요...."
 
"요 앞에 2번 승차장에서 기다리면 곧 옵니다."
 
"아........감사합니다.."
 
 
 
 
JR쿠사미역.
 
여느 동네에 있는 간이역 같다.
 
거 동네 한 번 참 조용하다.
 
 
 
방금 열차가 떠난듯한 조용한 역사.
 
주말 아침이지만 평일 오후 같이 나른한 공기가 가득하다.
 
 
 
고쿠라 역까지 270엔.
 
개찰구에 들어갔다가 구멍이 땡그랗게 뚫린 승차권. 재밌네.
 
 
 
빨간색의 산뜻한 열차를 타고 고쿠라 역으로.
 
 
 
기타큐슈 고쿠라구
 
 
높이 뻗어 있는 모노레일 덕분에 살짝 미래적인 느낌이 나는 기타큐슈시의 첫인상. 오오...
 
번잡하지도 그렇다고 작지도 않은 차분한 인상이다.
 
생각보다 역이 크진 않은 것 같으네...
 
 
아무튼 드디어 고쿠라에 첫 발을 디뎠음. 감격.
 
 
 
모노레일을 머리에 이고 걷다보면 만나게 되는 이정표.
 
고쿠라 성, 리버워크 기타큐슈는 오른쪽으로....
 
 
 
천천히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들.
 
왼쪽~ 왼쪽~
 
 
 
강변에 다다르면 눈에 띄는 '리버워크 기타큐슈'.
 
종합쇼핑몰 정도....
 
가보진 않았지만 후쿠오카 '캐널시티'와 흡사하다고 한다. 아마 같은 사람이 설계 했다지....
 
 
하늘에 구름이 드리워 쨍한 날씨는 아니지만 강바람이 시원하다.
 
 
 
고쿠라 
 
 
강을 건너 조금만 걷다보면 곧 눈에 들어오는 고쿠라 성.
 
'오~ 높네~'
 
일본의 성을 실제로 보기는 처음인데 생각보다 크고 특유의 위압적인 분위기가 있다.
 
하늘이 맑고 파란색이었으면 천수각이 더 높아 보였을텐데....
 
 
 
해자 위로 우뚝 솟아있는 하얀 성채가 유난히도 눈에 도드라진다.
 
담벼락 뒤에서 닌자라도 튀어나올 기세인데. 후후.
 
 
그럼 한 번 올라가볼까...
 
 
 
성의 제일 위층까지 올라가다보면 중간중간에 여러가지 유물도 전시되어 있고 소소하게 볼거리가 많다.
 
옛날모습을 정교하게 재현해놓은 미니어처....조선통신사를 넣어 놓는 센스.
 
 
 
'마중나온 호랑이 그림'이라고 부르던데...
 
정말 호랑이가 그림속에서 앞으로 툭 튀어나올 것 처럼 생생하게 묘사된 커다란 그림이다.
 
사실 아주 역사가 깊은 그림은 아니고...
 
1959년 지금의 고쿠라성을 복원한 기념으로 그린 그림이다. 
 
그해가 호랑이해여서 암수 한쌍의 호랑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원래 일본에는 호랑이가 살지 않았다지 아마...
 
 
 
마침내 오른 아찔한 높이의 천수각 전망대.
 
지나가는 사람들이 저 밑에 조그맣게 보인다.
 
창문이 활짝 열려있어 고개를 빼꼼 내밀고 쳐다보니 훨씬 더 높아 보인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꼭대기층에 서서 영주가 된 듯 기타큐슈 시가지를 굽어보는 느낌이 사뭇 나쁘지 않다.
 
옛날에도 영주가 이곳에 서서 영지를 바라보고 서 있었겠지...
 
....
 
 
 
고쿠라 성 앞에 있는 고쿠라 정원을 휙 둘러보고...
 
 
 
또 고쿠라 성 바로 옆에 있는 야사카 신사에도 잠시...
 
 
 
일본 신사는....
 
어찌보면 서낭당 같기도 하고....
 
 
 
.....
 
.....
 
 
 
신사에서 걸어나오면 바로 '리버워크 기타큐슈' 건물 옆이다.
 
그런데 설렁설렁 걷다가 무심코 오른쪽을 잠깐 휙 쳐다보면...
 
 
 
개인적으로 고쿠라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풍경이 여기였던 것 같다.
 
고쿠라 성과 푸른 나무와 연못과 자전거....
 
구도가 참 예쁜 곳이다.
 
잠시 앉아서 포토타임.
 
 
 
리버워크 기타큐슈
 
 
오랜만에 이래저래 돌아다녔더니 출출하기도하고
 
점심시간도 됐으니 점심을 해결하는 미션을 수행할 때가 된 것 같다.
 
미션장소는 리버워크 기타큐슈 안.
 
뭘 또 먹을까나....
 
 
 
이래저래 살펴보다가 고른 메뉴는 치킨까스 덮밥.
 
사실....읽을 수 있는 메뉴가 별로 없는 가운데 그나마 든든하게 먹을 수 있고 익숙한 것으로. 
 
가타카나를 어설프게 외운 탓에 메뉴를 고를 때마다 밀려오는 언어의 장벽.
 
생각보다 영어는 무용지물일세.
 
 
아무튼지간에 치킨까스의 두께는 훌륭했다.
 
 
 
'리버워크 기타큐슈'는 쇼핑 좋아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흐뭇해할 곳이다.
 
하이톤의 점원들이 나긋나긋 반겨주는 매장들이 빽빽하다.
 
살짝 살짝 지나가면서 구경만 해도 눈이 즐거울 곳이 많은 곳.
 
 
하지만 나는 쇼핑엔 관심 없다네 :-)
 
 
 
대신 낯익은 녹색 간판이 반가워 또 성스러운 아이스 라떼의 은혜를 입지 않을 수 없었다.
 
아....오아시스와 같은 이 시원함이여~
 
야외 의자에 앉아 잠시 망중한.
 
 
 
우오마치 긴텐가이
 
 
고쿠라 성과 고쿠라 역 중간쯤에 있는 아케이드 거리는 일본에서도 역사가 가장 오래된 아케이드 거리로
 
온갖 매장들이 늘어서 있는 재밌는 곳이다.  
 
시간만 허락되면 여기만 반나절 돌아다녀도 구경하고 먹고 살게 정말 많아 보인다.
 
사람 구경하기도 좋고, 북적북적한 분위기가 활기찬 거리이다.
 
 
이제야 주말 오후 분위기가 좀 나는 것 같다.
 
 
 
 
[20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