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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2

물고기를 키우는 사람

물고기를 키우는 사람은 관계에 조심스러운 사람이다.적당한 거리를 두고 서로를 대하는 관계가 편한 사람이다.투명한 유리를 사이에 두고 눈을 마주치기도 하고서로 닿을 듯 가까이 다가와 보지만,너무 다가오는 것은 부담스럽다. 물고기를 키우는 사람은 신비로운 세상을 동경하는 사람이다.투명한 액체 속에 하늘하늘 춤추는 한 생명체를 넋을 잃고 오랫동안 바라볼 수 있을 만큼 나와 다른 세상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이 가득한 사람이다.이것은 마치 밤하늘의 수많은 별을 하염없이 바라보며우주의 한 곳을 응시하는 것과 같다.나는 공기가 가득 찬 세상, 너는 내가 숨 쉴 수 없는 세상. 물고기를 키우는 사람은 한편으로 관계에서 우위에 있길 바란다.작은 어항 속에 있는 더 작은 물고기는온전히 내가 이룩한 세상 속에 살고 있는 존재..

여우와 나, 2022

여우와 나 『파이 이야기』의 얀 마텔로부터 “소로가 『어린 왕자』를 읽었다면 『여우와 나』를 썼을 것”이라는 극찬을 받은 책. 한 무명의 생물학자가 쓴 이 회고록은 PEN 에드워드 윌슨상과 노틸러스 북어워드 금메달 외 다수의 출판상을 휩쓸었고 유수 언론사로부터 ‘올해의 책’으로 꼽히며 과학적 성취와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황무지의 작은 생태 틈바구니 하나도 놓치지 않는 치밀한 관찰력과 문학적 비유의 절묘한 조화, 그리고 서로 다른 두 세계의 기적 같은 마주침에 대한 시적인 묘사는 자연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히며 강렬한 데뷔작이 되었다. 어린 시절 부모에게 학대를 받으며 자란 저자의 바람은 “실온에서는 증발하여 보이지 않고, 냄새도 나지 않고 존재감이 완전히 사라지는” 수은이 되는 것이었다.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