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여행 기피증에 시달려서 인지, 갑자기 속에 있던 무엇을 다 토해내고 싶었다. 충전지를 완전히 방전시켰다가 다시 재충전 하는 것처럼, 내 몸도 그렇게 완전히 방전시키고 다시 채우고 싶었다. 그러면 좀 나아질지도 모르니까....모든 면에서.... a.m. 9:40 흐리고 때때로 비가 내리겠다는 일기예보처럼 버스를 타자마자 차창에 빗방울이 떨어졌다. 처음에는 한 두 방울 맺히더니 덕산을 지날 무렵부터는 비가 제법 쏟아지는게 은근히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호석이도 표정이 약간 굳어지는게 시작부터 약간 의기소침한 우리들이었는데, 솔직히 말하면 '에라, 입산통제되면 집에가서 비디오나 빌려보자'하고 쏟아지는 비를 내심 반기는 마음도 없지는 않았다. a.m. 11:00 그러나... 이런 게으른 기대..